내용요약 'KBL 전설' 추승균 인터뷰
연습에 푹 빠졌던 선수 시절
KBL 감독 복귀에 대한 열망
대전 현대 선수 시절 추승균. /KBL 제공
대전 현대 선수 시절 추승균.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트리오를 꼽을 때 ‘허동택(허재-강동희-김유택)’과 함께 언급되는 게 ‘이조추(이상민-조성원-추승균)’다. 1997년 프로농구 대전 현대 다이넷(현 부산 KCC 이지스)에 입단한 추승균은 현역 시절 통산 738경기에 나서 평균 13.6득점 2.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5차례(1998·1999·2004·2009·2011년) 우승을 차지한 역대 최고의 스몰포워드로 꼽힌다.

추승균은 선수 은퇴 후 감독을 거쳐 지금은 명해설위원으로 살아가는 성공한 농구인이다. 그는 현재 SPOTV 농구 해설위원 일과 함께 아산에서 글로우스포츠 농구교실을 운영하며 유소년 육성이 힘 쏟고 있다. 추승균은 선수 시절을 돌아보며 “KBL에서 5차례 우승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조추’ 트리오 시절이 최전성기였다”고 웃었다.

◆연습에 푹 빠졌던 선수 시절

추승균은 아마추어 시절 팀 훈련은 기본이고 개인 훈련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다. 당시 하루 1000여 개의 슈팅을 쏘기도 했다. 190cm의 키로 아마추어 시절 파워포워드를 맡았던 그는 프로농구에 데뷔하면서 스몰포워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포지션을 바꾸면서 슛 연습을 더 많이 하게 됐다”는 그는 “KBL 경기 전엔 옷과 신발을 가지런히 놔두는 걸 선호했다. 코너와 윙, 탑에서 슛 10개씩 쏘고 경기에 들어가는 루틴을 실행했다”고 떠올렸다.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를 정상급 선수로 뛰고 감독을 거쳐 2020년대인 현재 해설 마이크를 잡고 있는 그에게 KBL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물었다. 그는 “옛날엔 안쪽에서 포스트업(수비수와 림을 등지고 공격하는 방식)을 주로 했다면 요즘은 바깥에서 3점슛을 많이 쏘고 페이스업(수비수와 림을 마주 보고 공격하는 방식)을 자주 활용한다. 얼리 오펜스나 모션 오펜스를 하면서 아웃사이드로 많이 빠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요즘은 4번(파워포워드)과 5번(센터) 선수들도 슈팅 능력 갖춰야 한다. 옛날엔 가드 포지션들은 패스를 주로 하고 4번과 5번 포지션이 공격 위주로 했다면, 지금은 4번과 1번(포인트 가드)이 공격하는 걸 많이 선호한다. (외곽 능력까지 갖춘) 스트레칭 포워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구단들도 그런 선수들 위주로 뽑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수업을 덜 들어가고 훈련했던 예전이 훈련량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비교했다.

KCC 선수 시절 추승균. /KBL 제공
KCC 선수 시절 추승균. /KBL 제공

농구 안목이 남다른 추승균의 눈에 들어온 KBL 선수들로는 이정현(고양 소노), 이선 알바노(원주 DB), 하윤기(수원 KT) 등이 있다. 추승균은 “이정현은 시야가 달라진 것 같다. 작년까진 급한 게 있었는데 지금은 상황 판단을 잘하고 어시스트도 잘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알바노를 두곤 “지난해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 수비가 잘 안됐던 것 같다. 올 시즌엔 팀 훈련도 같이하고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나아졌다. 자기 기술이 뚜렷하게 잘 나와서 더 좋아졌다”고 짚었다. 하윤기에 대해서도 “아주 좋아졌다. 성장하는 게 보인다. 미들슛도 좋아지는 등 잘하는 걸 극대화했다”고 칭찬했다.

◆KBL 감독 복귀에 대한 열망

추승균은 ‘공부하는 농구인’이다. 그는 “추리 소설과 리더십 책 등을 비롯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서한다”며 “유럽 농구나 미국프로농구(NBA)도 많이 본다. 경기 시간이나 타임아웃,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많이 본다. 여자농구나 아마추어 농구도 많이 시청한다. 해설하면서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운동을 하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풀면 머리도 개운해지는 효과가 있다. 모두가 운동과 공부를 겸업하면 건강한 사회가 될 것 같다”고 바랐다.

KCC 감독 시절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 놓은 추승균(위). /KBL 제공
KCC 감독 시절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 놓은 추승균(위). /KBL 제공

선수 출신인 데다, 해박한 농구 지식까지 갖춘 추승균은 한 번 더 프로농구팀 감독을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시절 열정을 바쳤던 KCC에서 코치를 거쳐 2015년부터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2015-2016시즌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KBL 감독상을 수상,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8년 11월 사실상 성적 부진(당시 7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감독직을 내려놓은 지 어느덧 5년이 훌쩍 넘었다. 추승균은 “사퇴할 때 많이 아쉬웠다. 돌이켜 보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포지션별 선수들의 운동 지도 방법들이 좀 아쉬웠다. 선수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디에 맞출 건지 많이 고민을 했다면 더 좋게 꾸려갈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론 요즘 트렌드는 많이 바뀌었다. 다시 감독을 하게 되면 더 좋은 방향으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추승균은 부단한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노력해야 한다. 천재는 없다는 생각이다. 누구나 뒤에서 노력을 하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 잘해야 하기도 하지만 (우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노력은 추승균이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KBL을 평정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셈이다.

추승균 SPOTV 농구 해설위원. /KBL 제공
추승균 SPOTV 농구 해설위원. /KBL 제공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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