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반 입찰플랫폼 ‘파워젠’ 개발…경쟁력 확보
“전국에 산재한 재생에너지 자원 확보하는데 속도 낼 것”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런칭한 가상발전소(VPP) 서비스 플랫폼 파워젠(Power Zen) 예시화면.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런칭한 가상발전소(VPP) 서비스 플랫폼 파워젠(Power Zen) 예시화면. (사진=SK에코플랜트)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건설사에서 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는 재생에너지 전력중개사업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7월 3일 제주도 내 91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협약을 맺고, 50MW 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자원의 전력거래 대행(전력중개) 사업에 나선다고 공식화했다. 

전력중개사업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20MW 이하의 개별 발전설비를 모아 하나의 자원으로 구성해 중개사업자가 전력시장에서 거래하는 사업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전국에 산재해 있어 개별 관리가 쉽지 않다. 업계 추산으로 현재 가동 중인 태양광 발전소만 10만개소에 이른다. 기상상황 및 시간·계절에 따라 전력생산량이 달라지는 특성으로 전력망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출력 제한 등도 발생했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플랫폼 기반으로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 Virtual Power Plant) 기반의 전력중개사업은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물리적으로 발전소를 소유하는 대신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흩어져 있는 재생에너지 자원을 모으고 예측·제어·관리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전력중개사업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2022년 전략적 투자로 에너지플랫폼 사업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해 말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반 입찰 플랫폼 ‘파워젠(Power ZEN)’을 런칭했다.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면 특정 시점에 전기가 남아 발생하는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 문제 최소화도 가능하다. 낮은 전력수요가 예상되는 시점에 화석연료 발전소 가동을 줄이거나 전기차 충전 등 남는 전기의 수요처를 미리 발굴하는 등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 자격 얻어 파워젠 경쟁력 입증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전력거래소 주관 하에 진행된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이행능력시험을 통과했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이행능력시험은 기상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제어함으로써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생산하는 전력의 간헐성·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절차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참여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참여를 위한 자원 구성을 완료하고, 이번 이행능력시험에 참여했다. 시험 통과를 위해선 예측치 대비 실제 발전량의 오차율을 12%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데, SK에코플랜트는 평균 4.6% 수준의 오차율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말 런칭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반 입찰 플랫폼 ‘파워젠(Power Zen)’을 이번 시험에 활용했다. 파워젠은 각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발전량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생산된 전력을 수요처까지 보낼 수 있는 전력 계통 현황에 대한 예측 데이터까지 제공해 실질 전력공급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이행능력시험 통과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전략적 투자 및 파워젠 개발 등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해 온 전력중개사업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한스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전력 시장은 내일 전기가 얼마나 필요한지 예측하고 중앙에서 각 발전소들에게 전기 생산량을 지시하는 방식”이라면서 “예를들어 다음날 예상치가 100이면 가격이 저렴한 원자력 발전소를 최대한 가동하도록 하고 그 다음 석탄, LNG 순으로 전력 생산을 한다. 재생에너지는 아직 이 입찰에 참여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에서 시범사업으로 재생에너지까지 입찰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예측치 대비 실제 발전량의 오차율이 낮아야 하는 것이다. 수요량과 공급량이 맞지 않으면 정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이행능력시험을 통과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모의 운영이 시작될 예정이다. 본격 운영은 6월 1일부터다. 전력당국은 제주 시범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시장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를 구현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가 운영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재생에너지 역시 기존 대형 발전소처럼 전력거래소의 통제를 받는 발전원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 경우 불가피하게 출력제한이 이뤄져도 설비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전력중개사업자를 포함한 재생에너지 사업자들도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재생에너지 활성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개사업자는 높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도를 기반으로 전력시장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로부터 정산금(인센티브)을 지급받게 된다.

SK에코플랜트는 향후 재생에너지 모집 자원을 전국으로 확대, 정확한 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을 안정화하고 가상발전소 시장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미 사업개발, 운영, 기자재 제조까지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을 확보한데 더해 가상발전소 기반 재생에너지 전력거래 역량까지 갖춰 미래 전력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국내 기업의 RE100 이행 지원 역할도 기대된다. 실제 지난달 21일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와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거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 이행에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22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탑선이 보유한 태양광 발전소가 활용될 전망이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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