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화, LG에 2-8 패배
류현진,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
잠실구장, 2만3750명 만원 관중 운집
출범 43번째 시즌을 맞은 프로야구가 전 구장 매진 속에 6개월여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출범 43번째 시즌을 맞은 프로야구가 전 구장 매진 속에 6개월여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야구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4188일 만에 국내 프로야구 정규리그 마운드에 선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조기 강판되자 잠실구장 관중 2만3750명의 입에선 탄식과 환호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개막전은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12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잠실구장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많은 관중이 몰렸다. 경기장 일대는 교통체증이 빚어질 정도였다. 경기장 근처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에는 야구팬들이 가득했다. 서울 잠실에서 펼쳐지는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많이 보였다. 특히 류현진의 이름과 등번호 99가 적힌 한화 유니폼이 가장 눈에 띄었다.

대전에서 온 김영민(30) 씨도 류현진의 유니폼을 입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가 없어서 전날 밤에 도착한 뒤 근처 숙박 시설에서 하룻밤을 자고 왔다. 경기 예매도 정말 어려웠다. 간신히 표를 구해 류현진의 복귀전을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올해 한화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한다. 시즌의 첫 출발인 만큼 류현진이 잘 던져서 승리를 챙기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잠실구장 관중. /한화 이글스 제공
잠실구장 관중. /한화 이글스 제공

낮 12시 12분 잠실구장 2만3750석은 매진됐다. LG 구단은 “인터넷 판매분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시야 방해석 등 현장 고지가 필요한 좌석 현장 판매분 약 500장은 티켓 박스 오픈과 함께 다 팔렸다”고 전했다.

1회말 류현진이 마운드에 등장하자 엄청난 환호성이 잠실구장에 울려 퍼졌다. 이어 관중은 류현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LG 타자 박해민(34)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맹활약하고 국내로 돌아온 선배 류현진을 향해 헬멧을 벗고 허리를 숙여 인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존경과 예우의 표현이었다. 이에 류현진도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화답했다.

다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류현진은 2회말 LG 타선의 맹타에 급격하게 흔들렸다.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을 잡은 뒤 오지환(34)에게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결국 박동원(34), 문성주(27), 신민재(28)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선 2실점을 했다.

류현진은 3회말에 안정적인 투구를 보였으나 4회말 수비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2아웃까지 잘 잡은 그는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신민재를 2루 땅볼로 유도했는데 한화 2루수 문현빈(20)이 공을 빠뜨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이 실책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인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은 뒤 도루까지 허용했다. 이후 홍창기(31)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2실점을 더 했다. 뒤이어 2사 1루에서 김현수(36)에게도 안타를 허용했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의 LG의 경기. 4회말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의 LG의 경기. 4회말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2사 1, 3루가 되자 포수 최재훈(35)과 한화 코치진이 마운드로 올라왔다. 선발 투수 류현진의 조기 강판을 의미하는 신호였다. 코치진과 이야기를 나눈 류현진이 실제로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잠실구장은 혼란에 빠졌다. 류현진의 강판에 아쉬움을 내비치는 한화 팬들의 탄식과 에이스 투수를 무너뜨린 LG 팬들의 환호가 교차했다.

류현진은 이날 총 86개(패스트볼 45개·커브 18개·체인지업 14개·커터 9개)의 공을 던지면서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의 기록을 남긴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이 무너지자 한화는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했다. 2-5로 뒤진 채 4회를 마친 이후 5회말, 7회말, 8회말에 1점씩을 더 내주며 LG에 2-8로 졌다.

복귀전서 진땀을 흘린 류현진은 경기 후 팬들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한화 구단을 통해 “1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많은 팬들이 제 이름과 응원의 함성을 외쳐주셔서 정말 기뻤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동안 준비를 잘 해왔다. 날씨도 좋았다. 구속이나 컨디션은 괜찮았다. 다만 제구가 좋지 않아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경기장에 와주신 한화 팬분들에게 시즌 첫 승리를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경기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잠실구장이 만원 관중을 이룬 가운데 나머지 4개 구장에서도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 2만3000명, 창원 NC파크에는 1만7891명, 수원 KT 위즈파크에는 1만8700명,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는 2만500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전국 5개 구장을 종합하면 총 10만3841명의 관중이 몰렸다.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 3위에 해당한다. 역대 개막 최다 관중 1위는 2019년 11만4021명, 2위는 2023년 10만5450명이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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