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준호, 10개월여간 구금 마치고 지난 25일 무사히 귀국
중국 당국, 구금에 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아 의문 남
손준호. /KFA 제공
손준호. /KFA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10개월여간 '의문의 구금'을 당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가 무사히 귀국했다. 그러나 손준호의 구금과 관련해서 중국 당국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아 의문만 남겼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5일 “중국 당국에 구금 중이던 손준호가 풀려나 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음이 확인됐다. 더 자세한 내용이 확인되면 검토 후 추가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손준호는 구금이 종료돼 최근 국내에 귀국했다”고 알렸다.

손준호는 2021년부터 중국 슈퍼리그(1부) 산둥 타이산에 입단하면서 첫 해외 도전에 나섰다. 꾸준히 활약하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그해 6월에는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고, 구속 수사를 받았다. 이는 중국 축구계에서 외국인 선수가 구속된 첫 번째 사례다.

중국 당국이 손준호를 체포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해당 혐의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에 적용된다.

주요 중국 매체는 손준호의 소속팀 산둥 감독과 선수들이 승부조작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손준호도 가담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손준호 측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 이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것이란 의혹에 강하게 부인했다.

정부와 축구협회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손준호의 구명에 나섰으나 중국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번번이 막혔다. 정부는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지만, 중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중국 정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손준호의 구체적인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진상 파악에 나섰고 관계자를 중국에 파견하기도 했으나 손준호를 만나지도 못한 채 복귀했다. 현지 대사관의 20여 차례 진행한 영사 면담과 각종 영사 조력을 제공한 것이 최선이었다.

손준호의 귀국이 무죄 입증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유죄 확정 후 추방 형태로 귀국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다만 같은 시기 체포된 중국 선수들도 손준호의 석방 시점과 비슷하게 풀려나며 중국 축구계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명백한 혐의로 체포된 것은 손준호의 중국인 에이전트 저우카이쉬안이 전부다. 저우카이쉬안은 지난해 6월 6일 손준호와 같은 혐의로 차오양시 구금소에 구속됐다.

손준호는 구금되는 동안 산둥과 계약이 해지됐다. 손준호는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휴식과 차기 행선지를 찾을 전망이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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