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상의, 1000개사 대상 탄소중립 대응실태 조사
탄소감축 투자 추진 기업 38% 그쳐...26% “전혀 계획 없다”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 1000대 기업의 89%가 탄소중립 투자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 1000대 기업의 89%가 탄소중립 투자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국내 기업 대부분이 탄소중립에 대응하려고 해도 투자 리스크에 부담을 느끼며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배출권거래제, 목표관리제 대상인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탄소중립 대응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 탄소중립 투자 리스크에 대해 ‘높다’(71.7%) 또는 ‘매우 높다’(17.4%)고 응답한 기업이 89.1%에 달했다. 반면 투자 리스크가 낮다고 응답한 기업은 10.9%에 그쳤다.

기업들은 “최근 경기악화, 인프라와 정부 지원 부족, 낮은 배출권 가격 등으로 인해 실제 탄소감축 투자가 기업 수익과 경쟁력에 도움이 될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탄소중립 대응이 앞으로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작용할 것을 알고 있지만 여건상 지금 당장은 투자 리스크가 높아 본격적인 친환경 경영에 나서기가 머뭇거려진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는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60.3%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39.7%)보다 많았다. 다만 긍정적인 응답이 2022년 34.8%에서 2023년 68.8%로 두 배 증가했다가 올해는 60.3%로 지난해보다 8.5%p 하락했다.

탄소중립 이행 관련 주요국 대비 국내여건·지원정책 수준 / 대한상의
탄소중립 이행 관련 주요국 대비 국내여건·지원정책 수준 / 대한상의

◆ 탄소 감축투자 추진 기업 38% 그쳐

온실가스 감축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8.2%에 그쳤다. 응답기업의 35.4%는 ‘투자 계획 중’이라고 밝혔고, 26.4%는 ‘온실가스 감축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감축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그 이유로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2.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감축수단·기술 부족’(30.5%), ‘투자 수익 불확실’(28.8%)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로 대기업은 ‘투자 수익 불확실’(35.3%), 중견기업은‘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6.4%), 중소기업은‘감축수단·기술 부족’(4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들은 주요국 대비 국내 탄소중립 이행여건 및 정부 지원 수준이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무탄소에너지 인프라(72.8%)’가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보조금, 세제혜택 등 재정적 지원’(67.2%), ‘탄소중립 혁신기술 R&D 지원’(60.8%), ‘탄소중립 관련 법·제도’(49.8%)가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의찬 세종대 교수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EU의 그린딜에 이어 일본도 제조업의 그린산업 전환을 목표로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 정책을 수립해 10년간 민관 합산 150조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주요국은 대규모 국가예산을 그린산업으로 구조 전환하는데 투입해 자국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 중점과제로 ‘세제·자금 등을 통한 감축투자 지원’(34.7%), ‘무탄소에너지 공급 인프라 구축’(22.3%), ‘제도 합리화’(18.2%), ‘탈탄소 혁신기술 개발’(15.7%) 등을 꼽았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투자 리스크 때문에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이행하려는 기업들의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산업전환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직접투자와 세액공제 확대, 무탄소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인 지원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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