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중국 당국이 여행사들의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금한령)하는 등 사드(THAAD·주한미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전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불똥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 가전 공장을 둔 제조사들은 아직까지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입장이지만 중소가전업체들은 매출 타격은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 중국 당국이 여행사들의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금한령)하는 등 사드(THAAD·주한미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거세지고 있다./연합뉴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긴장 속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LG전자는 타이저우·후이저우·난징·심양·톈진 등에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에서 가전을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은 내수시장이 강한 나라다.

가전시장에서 상위권은 모두 중국 제조사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내 가전시장에서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당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정치적 이슈로 중국내 한국산 가전제품 소비심리가 위축되지는 않을지 우려는 되지만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중국내에서 대형 한국가전의 점유율은 높지 않아 제조사의 경우 많은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악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쿠쿠전자와 쿠첸 등은 프리미엄 밥솥을 중국에 수출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해 온 중견·중소 가전업체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쿠쿠전자의 중국 매출은 지난 2003년 진출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해외 매출(2016년3분기 누적 기준 575억원)을 달성했다. 쿠쿠전자의 2016년 중국 내 온라인 직구몰의 매출은 전년대비 900%이상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 전체 매출 역시 2014년 전년 대비 260%의 신장률 달성, 2015년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신장률을 선보였다. 쿠첸은 오는 2018년까지 중국 밥솥 시장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뿐만아니라 한국 면세점이나 매장에서 요우커들이 이들 업체의 밥솥을 사들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해 3월 기준 명동 전자랜드 사후면세점의 경우 쿠쿠밥솥 매출이 오픈 이후 2년만에 3배 이상 늘었을 정도다.

증가하던 매출은 중국의 금한령이 시작됨에 따라 타격이 본격화 되고 있다. 쿠쿠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쿠쿠전자의 국내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20%정도 수준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직접적 영향은 없었다”면서도 “지금은 만에 하나를 대비한 예방차원에서 현지 법인인 청도 복고전자와 현지 상황을 공유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첸도 중국에서의 점유율을 높히고 있는 상태라 정치적 문제로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지난 2013년부터 프리미엄 IH압력밥솥을 주력으로 뉴타임스, 상해유니크정보기술유한공사 등과 계약으로 본격적으로 중국 전역에 판매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 총 307개의 총판 매장에 입점돼 있다.

쿠첸 관계자도 중국 보복과 관련해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없지만 국가적인 문제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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