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성적을 받은 것. 이는 반도체 '슈퍼호황' 덕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반도체 D램 가격 강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의 실적 신기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6조2,895억 원, 영업이익 2조4,676억 원(영업이익률 39%), 순이익 1조8,987억 원(순이익률 30%)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 SK하이닉스 로고./SK하이닉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339.2% 급증했고 매출은 72.0% 늘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와 61% 상승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분기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5조3,600억 원이었다. 최대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에 기록한 1조6,700억 원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약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된 우호적인 시장 환경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실적은 1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의 범용제품인 DDR4(4Gb 512Mx8/2133㎒)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6월 1.31 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2월 말에 2.75달러까지 치솟은 후 3월 31일 기준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낸드 플래시(64Gb 8Gx8 MLC)도 작년 6월 말 2.24달러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3.56달러로 59%가량 상승했다. 

특히 2분기에도 D램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D램 시장의 7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2분기에 PC용 D램 시장이 기대 이상의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주력 제품인 4GB(기가바이트) DDR4 D램 모듈의 평균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2.5%(3달러) 상승한 27달러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체의 호황은 이번 1분기뿐 아니라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000억 달러를 돌파, 작년 800억 달러에서 25%가량 성장하는 등 기록적인 매출을 이룰 것”이라며 “주요 공급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올해도 수익성은 더 오르고 내년까지 매출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이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가 약한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폰에 메모리 늘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스마트폰에 D램 용량을 꼭 표기할 정도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중국발 수요 폭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업체를 비롯해 글로벌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로 하반기 모바일 D램 수요는 예상대로 견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공장 M14의 2층 클린룸에 낸드 생산을 위한 장비를 입고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전무(CFO)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M14 2층의 절반 정도에 낸드 생산을 위한 공사를 완료, 현재 클린룸에 낸드 장비가 입고돼 생산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14 1층의 클린룸은 D램이 쓰고 있고 향후 상당 부분 마이그레이션(공정전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하반기 M14 2층 나머지 절반의 클린룸 공사를 완료하고 이 공간에서 D램을 일부 생산할지, 낸드 생산 설비를 추가할지는 하반기 시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요와 재고의 빡빡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성수기에 진입하는 2분기에는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함께 이뤄질 것”이라며 “2분기 2조8천,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남대종 KB증권 연구원도 “서버용 D램 수요 강세와 PC용 D램의 공급 제한으로 D램 부문의 실적 개선 폭이 확대돼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SK하이닉스의 핵심 캐시카우인 D램의 공급부족이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이 때문에 낸드가 내년 상반기에 공급과잉이 되더라도 이익이 많이 줄어들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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