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전기차 산업에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기대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산업 진출을 투자 유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소기업 여러곳이 전기차 양산 준비를 끝마치고 판매를 앞두고 있거나 판매 중이다.

▲ 새안모터스 위드유

중소기업이 생산한 전기차는 대부분 초소형차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캠시스 PM100과 대창모터스 다니고, 쎄미시스코 R3가 있다. 지난 27일에는 세안모터스도 3륜 전기차 위드유를 출시하고 사전계약을 개시했다.

이들 모델은 르노삼성자동차 트위지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내수 초소형차 시장을 키우는 데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을 보면 트위지는 지원금을 받아야 500만원대. 하지만 국산 전기차들은 보조금 없이도 판매가가 500~600만원에 불과하다.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이 이처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기술 및 투자 관점에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 차량 기준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개수가 40%에 불과하다.

내연기관 차처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전기차 산업게 가장 독창적인 특징은 ‘조합’이다. 좋은 부품을 잘 조합하면 새로운 차가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런 방법으로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 캠시스 PM100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은 원천기술보다는 얼마나 기술을 잘 융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가 만들기 쉽다는 점 때문에, 중소업체들이 전기차를 투자를 받는 데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당장 최근 한 업체가 열었던 제작발표회가 이런 논란의 중심이 됐다. 발표 전만 해도 다양한 신기술을 보여주겠다고 자랑했지만, 실제 행사에서는 수준 미달의 프로토 타입만 내놨던 것이다.

특히 안전성 확보에 대한 질문에 “깜빡이 잠깐 안켜진다고 문제가 되겠냐”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발표회 이후에는 모금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가 이어지면서 목적마저 흐려졌다.

또다른 업체는 론칭행사에서 예고했던 시승행사를 취소하면서 의심을 샀다. 이미 이전에도 시승 중 문제를 일으켰던 터라, 상품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꼬리를 물었다.

일단 해당사는 보험 등 외부 요인이 문제가 됐을 뿐이라며 추후 시승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적잖은 소비자가 사전계약을 한 상황. 운행 모습이라도 보여줬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전기차가 만들기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에서 너무 무분별하게 개발이나 출시 계획을 세우는 것 같다”며 “투자를 하기 전 충분하게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 모든 회사가 테슬라처럼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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