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상반기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며 표정관리를 해왔던 손해보험사들이 3분기 주춤했다. 차보험 개선에 따른 손해율 호전 효과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어서다. 또 상반기 손해율 보전과 실손보험료 인하 효과가 맞물리면서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하락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하락했다.

손보사 ‘빅4’인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전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모두 줄었다.

올 3분기 순수익을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삼성화재가 2,246억원(-6.4%), DB손보가 1,554억원(-14.5%)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1,239억원(-10.2%)의 실적을 남겼다.

차보험 개선 방안 효력이 다하면서 3분기 실적이 돌아섰다.

정부는 2015년 11월 고가의 차량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동종 차량에 대한 렌트비를 지원하던 표준약관(대물사고 피해자)을 변경했다. 유사한 배기량과 연식을 갖춘 동급 차량의 최저 렌트비를 주는 방안으로 조정안을 내고 이듬해 4월부터 시행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상당수를 차지하던 외산차 렌트비가 현실화되면서 손보사들의 손해율에는 훈풍이 불었다. 지난 1분기 손보사들의 차보험 손해율은 78%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전체 손해율이 76.9%까지 향상됐다. 자연히 상반기 실적은 1분기와 2분기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손해율과 순익이 보전되면서 차보험료는 연달아 내렸다. 지난 7월을 기준으로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 우량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하향조정했다.

일각에서는 내년으로 예정된 실손보험료 인하 압박 탓에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8월과 9월 기상 악화도 차보험의 손해율을 끌어올렸다. 올 여름 마른장마 덕분에 2분기 손해율은 지켰지만, 예상치 않은 폭우로 남부지역 일부가 물에 잠기면서 자동차 침수 피해가 급증했다.

다만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산 매각 등 일회성 이익과 영업손익 일부 개선이 누적 순수익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손보 상위 5개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4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1조9,722억원에 비해 29.2% 상승했다.

누적 순수익 ‘1조클럽’에 처음으로 등극한 삼성화재는 지난 1월 서울 을지로의 사옥을 매각하면서 1분기 5,03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원수보험료는 1.4% 늘었다.

손보업계는 낮은 당기순이익과 최대 누적 순수익을 동시에 기록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실손보험료 인상에 대비해 표정관리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누적 순수익이 좋았다고 하지만 3분기만 두고 보면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며 “실손보험은 손해보험 상품의 절대 다수를 차지해 보험료가 인하되면 내년 상반기 순익부터는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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