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직장인 A씨는 출퇴근길 러쉬아워가 부담스러워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한다. 대중교통비용이 한푼 두푼 쌓이면서 자차 유지비용과 저울질을 하던 A씨는 대중교통을 꾸준히 이용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알게 됐다. 최근 3개월간 대중교통비용을 꼼꼼히 파악한 뒤 8%의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특약 전쟁에 돌입하면서 주행거리, 사고율 등 평범한 할인혜택을 넘어 안전운전 시스템·대중교통 이용실적까지 보험료 책정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료 할인 특약을 꼼꼼히 따지기만 해도 최대 40%의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운전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마일리지, 승용차요일, 대중교통 이용 특약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마련돼 있다.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하면 차량 주행거리가 적을수록 할인율이 올라간다. 운행거리에 따라 최대 42%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승용차요일제 특약의 경우 평일 하루를 운전하지 않는 요일로 지정하고 해당 요일에 특정 일수 이하로 운전하면 보험료를 깎아준다.

대중교통을 애용하는 운전자라면 대중교통 이용 할인특약도 쏠쏠하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6월 자동차보험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에 쓰인 '대중교통 이용 성향을 이용한 보험료율 산정 시스템 및 방법'에 대해 특허청 특허를 따냈다. 이 특약은 최근 3개월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12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8% 깎아주는 상품이다.

안전운전을 돕는 시스템을 장착하기만 해도 보험료가 내려간다. 전방충돌경고장치, 자동비상제동장치,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등 최첨단 안전장치를 차량에 부착하면 보험료가 2~4% 내려간다.

삼성화재가 전방충돌경고장치와 자동비상제동장치에 4%를, 현대해상이 차선이탈경고기스템이나 차선유지보조장치에 3.3%를, 악사손해보험이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와 자동차안정성제어장치에 2.3%의 할인혜택을 마련했다.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으로도 손쉽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SK텔레콤의 네비게이션 앱인 ‘티맵’의 운전습관 기능에서 일정거리 이상 주행시 자동차의 안전운전 점수가 61점 이상인 경우 보험료를 깎아준다. 별도의 장치를 구비하거나 서류를 제출할 필요도 없다.

자녀할인 특약의 폭도 최근 넓어지는 추세다. 자녀를 태운 운전자가 일반 운전자에 비해 사고율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한 자녀할인 특약은 임산부에게까지 확대됐다.

DB손해보험이 이 분야 강자로 꼽힌다. 내달 11일부터 임신 중인 태아에 대해서는 10%에서 15%로, 태어난 자녀에 대해서는 4%에서 9%로 보험료를 확대한다. 흥국화재와 한화손해보험도 태아에게 10%의 할인 혜택을 준다. 현대해상, 삼성화재, MG손해보험도 자녀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특별 약관을 앞다퉈 내놓는 데에는 안전 운전자가 손해율 보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쌓아둔 빅데이터를 통해 주행거리가 짧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녀를 태운 운전자 등이 각각 사고율이 낮다는 점에 착안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적정 손해율인 78%를 맞추려면 우량고객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자동차보험은 꾸준히 유입 고객이 있는 만큼 손보업계의 주력 상품이라 관련 특약도 다양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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