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J제일제당, 15일 이사회서 쉬완스컴퍼니 인수 안건 의결
인수금액 중 약 1조5000억원은 CJ헬스케어 매각대금 등으로 지급
CJ제일제당, 쉬완스컴퍼니 생산기지 및 물류·유통·영업망 확보
CJ제일제당이 미국 쉬완스컴퍼니를 약 2조원 규모로 인수했다./사진=홈페이지캡쳐

[한스경제=김소희 기자]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 전문기업 ‘쉬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를 인수하며 이재현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실현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그 규모만 18억4000만 달러, 한화로 약 2조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 2조원 규모로 쉬완스컴퍼니 인수 의결

CJ제일제당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쉬완스컴퍼니를 총액 18억4000만 달러(한화 약 2조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인수 이후 사업의 안정적 운영 및 확장을 위해 기존 대주주로부터 지분 20% 재투자를 유치했다. 또 적자사업부인 ‘홈 서비스(Schwan’s Home Service)’를 인수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재무 부담을 낮췄다.

18억4000만 달러 중 13억4000만 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는 CJ헬스케어 매각대금 등 자체 보유자금으로 지급한다. 나머지 5억 달러(한화 약 5500억원)는 쉬완스컴퍼니의 자체 차입을 통해 조달한다.

양사는 기업결합 신고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인수를 마무리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를 품으며 미국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사진=한스경제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점

CJ제일제당은 미국시장 전역을 아우르는 쉬완스컴퍼니 인수로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를 본격 공략할 수 있는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쉬완스컴퍼니 인수로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 및 R&D 역량을 갖춘 ‘K-Food 확산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우선 CJ제일제당이 기존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오하이오 등 5곳에 보유한 생산기지가 4배 이상인 22개로 대폭 확대된다.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유통·영업망도 동시에 확보된다.

이에 따라 코스트코 등 일부 대형 유통채널에 집중돼 온 ‘비비고’ 등 기존 CJ제일제당 브랜드 제품들이 북미 시장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등으로 올해 미국 시장에서만 4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

또 기존 만두, 면 중심의 간편식 품목도 피자, 파이, 애피타이저 등 현지에서 대량 소비되는 카테고리로 확대되면서 향후 한식을 접목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식의 맛으로 차별화한 다양한 아시안 푸드(Asian Food)로 식품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캐나다, 멕시코 등 인근 국가로의 시장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단순한 물리적 통합을 넘어서 각 사의 차별화된 R&D, 생산, 마케팅, 영업 등 모든 역량을 집결해 최적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쉬완스컴퍼니의 브랜드 경쟁력과 인프라에 자사 식품사업 R&D 역량과 한국 식문화 우수성을 앞세워 2025년까지 ‘아시안 HMR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글로벌 식품산업의 최대 마켓인 북미 공략을 통해 이재현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그룹의 비전인 ‘월드 베스트(World Best) CJ’에 한층 다가서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왜 쉬완스컴퍼니를 선택했나?

쉬완스컴퍼니는 1952년에 설립된 미국 내에서 냉동식품 선두업체로 통한다. 전국 단위 냉동식품 제조 인프라와 영업 네트워크 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국 내 17개 생산공장과 10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피자, 파이, 아시안 애피타이저 등 시장에서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과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쉬완스컴퍼니는 올해 2조3000억원(홈딜리버리 서비스 사업 제외)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쉬완스컴퍼니의 결합은 세계 최대 시장 선점과 인프라 확보, ‘K-Food’ 대형화 기반 구축을 정조준하고 있다. 선진 식품시장에서 글로벌 음식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한식, 한국식 식문화와 접목시킬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비비고’ 제품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식품 장르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을 융합해 초격차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이 품은 쉬완스컴퍼니/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기업인 애니천(2005년),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등을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후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한 냉동만두에 초점을 맞춰 사업기반을 다졌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현재 서부와 동부 주요 도시에서 냉동만두, 냉동간편식, 면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R&D센터를 구축하며 차별화된 기술 기반 ‘K-Food’ 식문화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컴퍼니 인수를 통해 냉동식품사업 분야 메이저(Major) 플레이어로 도약을 노린다. 이를 위한 핵심기술도 충분히 확보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냉동만두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기존 제품 현지화 및 신규 한식 메뉴 제품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레시피 개발에도 집중해 초격차 R&D 역량 기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과 쉬완스컴퍼니 함께 미국시장 노린다

미국은 최근 케이컬쳐(K-Culture) 확산과 함께 ‘건강식’ 이미지의 ‘K-Food’에 대한 관심과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시장을 자랑하고 있어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전략적 의미가 큰 국가다. 식문화 유사성 등으로 캐나다, 멕시코 등 인접국가로까지 ‘K-Food’를 확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냉동식품 시장은 35조원(빙과류 시장 제외) 규모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에스닉 푸드(Ethnic Food, 각국 전통식품)와 클린 라벨(Clean Label, 각종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고 가공을 최소화한 원료로 생산된 제품)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즉 CJ제일제당과 쉬완스컴퍼니가 시너지를 낸다면 한식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한식 기반 냉동간편식과 ‘비비고’ 주요 제품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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