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업계 "PEF, 구조조정·한계기업 잘 몰라 투자 꺼리는 것"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구조조정 전문회사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다시 부산과 경남 지역 구조조정 시장 선점에 나선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유암코가 단독으로 설정한 운용사(GP) 구조조정 펀드 ‘유암코리바운스 제 2차 기업재무안정 PEF'조성에 나선다. 이 펀드는 하향국면에 접어든 자동차와 조선기자재 중소, 중견 기업의 구조조정에 투입된다. 펀드는 주로 부산과 경남지역의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된다. 

앞서 유암코는 지난해 8월 1000억원 규모의 1차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1차 펀드는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조성된 펀드도 지난 1차 펀드 규모와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유암코가 2차 펀드를 조성하는 데는 부산 경남지역의 구조조정 기업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유암코의 부실채권(NPL)매입 현황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8년도 NPL(부실채권)매각 물량은 약 4조7972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치다. 회계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NPL 매각 규모에 따르면 ▲산업은행(6236억원)▲우리은행(1939억원)▲신한은행(6567억원)▲기업은행(1조4650억원)▲국민은행(2235억원)▲하나은행(1955억원)▲농협은행(1872억원)▲부산은행(5617억원)▲경남은행(4136억원)▲대구은행(1845억원)▲수협은행(920억)으로 기록했다. 

매각 물량 규모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매각한 기관의 물량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실채권 매각 물량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중 2, 3위를 기록했다. 최근 한진중공업의 자회사 수빅조선소가 회생신청에 들어가면서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그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유암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문적인 구조조정 기법을 통해 부실채권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암코는 지난해 전체 NPL 매각 물량의 약 43%인 2조570억원을 인수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유암코의 투자방식은 구조조정 펀드를 통해 한계기업의 DIP체제(DIP,debt in possession)를 유지하면서 기업인수(Buy-out)과 인수합병(M&A)을 순차적 또는 선택적으로 혼용한다는 계획이다.

DIP는 회생절차에서 기존의 경영인이 법정관리인으로 되어 이해관계인의 중재자가 되는 제도다. 제3자가 법정관리인이 됐을 때 기업조직의 응집력이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유암코는 회생절차에서 기존 경영자가 법정관리인이 되는 상황을 이용, 부실채권 매입이 아닌 기업 인수를 통해 관리인과 손을 잡고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구조조정혁신 펀드 실효성은 언제 나오려나 

유암코가 구조조정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것과 달리 정부가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구조조정 시장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한국성장투자금융운용(한국성장금융)을 통해 중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사모펀드(PEF) 시장 중심의 상시적 구조조정 자금으로 총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조성 중이다. 이미 모펀드 5415억원은 조성이 완료됐다. 

이 펀드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현재까지 지난해 11월 사모투자 운용사 뉴레이크가 투자한 서진산업 한 곳에 불과하다.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투자인 만큼 투자에 신중할 수 없다는 것이 혁신펀드 운용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조조정 업계는 사모펀드 등 운용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한계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투자를 까다롭게 하는 것도 투자 지연의 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회생법원에서 DIP자금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재판부가 회생 가능한 기업에 대한 투자 권유를 해도 워낙 강도 높게 심사를 해 투자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양인정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