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채권단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 투입
SK 한화 CJ그룹 인수 후보 물망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금액 1조원와 금호 측이 요구했던 5000억원의 3배를 웃도는 파격적인 지원으로 '유동성 덫'에 걸린 아시아나가 일단은 정상 운항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채권단은 자본 확충과 더불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으로 연내 인수합병(M&A)도 병행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를 찾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홍남기 “아시아나 자구안 고려해 결정”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가 인수합병(M&A) 동의를 포함한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을 고려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 연내를 목표로 인수합병 계획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아시아나항공도 수익성 낮은 노선의 폐쇄 등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올해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M&A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태의 핵심은 신뢰"라면서 "감사의견 논란에 따른 신뢰 훼손이 사태의 시작이었고, 신뢰할 만한 자구안 마련이 문제해결의 기초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1조6000억원의 투입 규모에 눈길을 둔다. 지난 15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내용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하며 5000억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당초 예상한 금액도 1조원 정도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최대한 여유 있게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사진=연합뉴스

◆ “연내 계약 목표”... 인수합병 탄력 받나

채권단의 대규모 수혈과 정부의 인수합병 발표로 인해 아시아나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즉각 실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으로 실사 기간이 1~2개월임을 감안하면 입찰공고는 6월 중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말쯤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부채(3조6000억원대)의 일부 변제, 구주 매각대금, 유상증자 및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인수 가격은 2조원 안팎으로 계산된다.

아직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없지만 시장 안팎에선 SK, 한화, CJ 등이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는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항공사업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SK 특유의 적극적인 M&A 이력에 방점을 찍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자금력과 신용도는 잠재 후보로 거론하는 근거다.

한화그룹 역시 인수전에 참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으며 1조원이라는 실탄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화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항공기 엔진과 부품 제작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를 갖추고 있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관광상품을 개발할 가능성 등에서 후보로 꼽힌다.

CJ그룹도 핵심사업 구조 재편에 따라 CJ대한통운이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나 최근 5년 사이 미국과 중국 등에서 물류 기업 8곳을 인수하는 등 물류 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게 눈에 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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