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외 증시여건 악화로 2분기 실적 감소 예상...IB 부문 선방이 관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IB부문 성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인한 국내외 증시 불안정으로 트레이딩 부문 수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증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투자은행(IB)부문 실적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 중 상위 10개 업체의 순이익은 1조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33억원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증시 호황으로 거래대금과 신용대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크게 증가했고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 이익도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빼어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한 2186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WM), IB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도 IB부문 성장과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에 따라 운용수익이 늘어나면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한 1711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1.5% 증가한 1587억원을 냈고, 메리츠종금증권은 당기순이익 141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한 미래에셋대우도 16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증권사 실적 상위 5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호실적을 올린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증가했고 금리 인하 기대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트레이딩과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갈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증권업종이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본시장의 변동성 심화로 브로커리지 및 트레이딩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대부분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순이익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4.8% 감소한 15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도 2분기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한 1105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각각 15.1%, 11.0% 감소한 673억원, 1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순이익 시장기대치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2분기 실적 부진 위기를 돌파할 열쇠로 IB부문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의 투자 역량이 높아지면서 양질의 자산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대규모 수익으로 실현되고 있다"며 "또 확대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전과 비교해 큰 규모와 다양한 IB 딜을 맡고 곧바로 다음 딜을 따내 수 있는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의 코웨이 인수금융 자금 조달, NH투자증권의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미래에셋대우의 쌍용양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등 최근 거래를 살펴보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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