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농협 하나로마트, 국민정서 뒤로한 채 일본제품 버젓이 판매
소비자들, "국내 농산물을 판매·유통해야 할 농협이 이래도 돼나"
본보 취재 시작되자 일본제품 뒤늦게 철수시작
농협 하나로마트 수원점.

[한스경제=최준석 기자] 일본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농협 하나로마트가 국민적 정서를 외면하고 일본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본 아베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1주일이 지나 반일감정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나 버젓이 일본제품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어 우리 농산물 구입에 나선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3일 오후, 본보 취재진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농협 하나로마트 서수원 유통센터를 찾아가 둘러본 결과, 과자와 주류 등 공산품 판매코너에는 수입산 제품이 즐비해 있었다. 수입산 코너의 경우, 절반 가량이 일본산 맥주와 라면, 과자 등으로 눈에 띄게 진열돼 있었다.

농협 하나로마트 수원점에 과자, 맥주 등 일본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최준석 기자

이날 마트를 방문한 고객 A씨(38·수원시 권선동)는 “일반 마트도 아닌 농협 하나로마트가 국산제품도 아닌 일본제품을 일본의 경제보복이 자행되는 이 시기에 나몰라라 판매하는 것은 농협의 존재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눈살을 지푸렸다.

다른 고객 B씨(56·수원시 구운동)는 “농협에서 우리 농산물이나 국산 제품만을 판매하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수입산 제품은 물론 일본산 제품까지 판매하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더욱이 국민적 분노를 외면한 채 일본 맥주나 가공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른 고객 역시 "그동안 농협 하나로마트 내 일본 제품 판매 자체를 몰랐다"는 반응이다.

농협은 해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입농산물 판매로 도마에 올라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농협은 ‘수입농산물 취급 근절 철저’라는 문구가 담긴 공문을 지난해 전국 하나로마트에 하달하기도 했지만 농산물이 아닌 수입제품은 경쟁적 판매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농협중앙회와 농협 하나로마트는 분리가 돼 있다"며 "하나로마트는 하나로유통 계열사 소속”이라며 책임을 피해갔다.

한편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농협 하나로마트 수원점 측은 “국민 정서상 일본제품의 판매를 가급적 지양하겠다”며 “아사히, 기린 등 일본 맥주 등을 23일부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하나로마트 수원점에 일본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최준석 기자

최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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