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업계, 온라인·오프라인간 시너지 창출 방안 다양하게 내놓아
“매출이 영업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적도 있어
롯데쇼핑은 지난 1일부터 한 달 동안 ‘롯데오너스’(Lotte ONers)의 오프라인 혜택을 강화한다./롯데쇼핑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유통업계가 올해 대형할인점을 중심으로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오프라인 점포 운영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온라인 쇼핑몰과 협업·결합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신세계 등 대형할인점을 운영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매출 확대를 위한 양측의 결합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일부터 한 달 동안 유료멤버십 ‘롯데오너스’(Lotte ONers)의 혜택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롯데오너스는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Lotte ON)의 멤버십이지만 롯데그룹의 유통 7개사가 오프라인 제휴 혜택을 더하면서 충성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번달부터 월 회비 2900원만 내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하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할인쿠폰 바코드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전용 온라인 특가 상품을 확대하고 오프라인매장과 결합해 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라며 “12월 한 달의 성과를 지켜본 후 향후 장기화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와 ‘쇼룸’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일 ‘온라인 단골등급제’를 시행해 전월 3회·3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Black+’등급을 부여하고 7만원 이상 구매 시 12%(최대 9000원)를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 2장을 제공하고, 그 아래로는 ‘Red+’, ‘White+’ 등급을 부여해 등급별로 혜택을 차등 적용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이번 서비스 론칭은 온라인 이용 고객의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지만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살펴보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고르거나 온라인 주문 물품을 오프라인매장에서 바로 픽업해 배송하는 등 온·오프라인 매장의 협업을 더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날 롯데그룹에서 티몬을 인수한다는 예측이 제기된 것도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와 티몬 양측은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관련 내용을 일축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티몬과 롯데쇼핑의 온라인 강화에 대한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최근 쿠팡의 누적적자가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쿠팡 제공

유통업계가 온라인부문 강화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과의 협업을 강조한 것은 이커머스 업계 선두주자 쿠팡의 경영난을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원가 수준으로 할인된 상품과 ‘로켓와우’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무리한 서비스 제공으로 3조원 규모의 누적적자가 지속되면서, 유통업계에선 무조건적인 ‘이커머스 따라가기’가 정답이 아니라는 기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이커머스 전반에 걸친 경영 부진이 심화해 성공적인 사업모델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오프라인 유통에 기반을 두면서도 온라인 유통까지 활성화할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올해 초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을 합병해 내놓은 쓱닷컴(SSG.com)이 대표적인 사례다.

쓱닷컴은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가세시키며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지난달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을 맞아 ‘쓱데이’를 진행했고 여기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신사계 18개 계열사가 참여해 온·오프라인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

쓱닷컴에 따르면 이 기간에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3%, 고객 수는 131% 증가했다. 업계는 쓱닷컴이 11월 전월 대비 3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오프라인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경쟁사인 롯데그룹의 티몬 인수설이 제기된 것도 신세계의 온라인 부문 매출이 성장한 탓이다.

하지만 우려 섞인 시선도 여전하다. 전통적인 연말 성수기 효과에 편승했다는 것과 한껏 끌어올린 매출액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연결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온·오프라인 양면에서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라며 “다만 투자 대비 영업이익이 제대로 나와야 진정한 대안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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