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 소재 5개 영업점 실적평가 경쟁서 제외
영업점 디자인 고객 중심 개편
고객 자산 보호 강화 제도 도입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강조한 '고객 중심'이 영업점 환경을 탈바꿈 시키고 있다./신한은행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고객 중심’을 강조한 가운데 영업점 환경도 고객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오는 3일부터 고령층 고객 방문이 많은 서울 신내동, 난곡, 신림동, 오류동, 하계동 영업점 등 5곳을 실적평가(KPI) 경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연간 목표는 지점장이 현장 직원들과 논의해 자유롭게 정할 예정이다. 실적보다는 소비자 지원을 우선시한다는 구상이다. 신한은행은 1~2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다른 영업점으로 확대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 영업점에 만 40세 젊은 지점장도 배치했다. 일반적으로 50대에 지점장 자리에 앉지만 이번에는 차장급으로 대상을 확대해 지점장을 공모했다.

이를 두고 모든 은행이 대출 취급 실적과 투자상품 가입에 따라 고과를 반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진 은행장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규모 손실로 논란을 빚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은행들이 ‘고객 수익률’ 비중을 확대하고 불완전판매에 따른 감점을 상향 조정한 것에 비하면 진일보한 변화라는 반응이다. 

진 은행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새해 전략목표로 ‘고객 중심의! 신한다움’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고객이 중심인 은행과 기본이 충실한 은행, 혁신을 선도하는 은행, 직원이 행복한 은행 등을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디자인도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신한은행은 서울 고덕동 영업점의 디자인을 변경했다.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와 고객의 편안함, 신뢰감 같은 정서적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영업점 디자인 변경을 통해 창구 파티션 높이가 조정되고 모양이 변화돼 고객 프라이버시가 강화됐다. 또 인테리어 색상 변화와 1인용 의자 도입을 통해 편안한 객장 분위기가 조성됐다.

고객 중심의 영업점 디자인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한은행은 점포 디자인을 개발했다. 앞으로 신한은행은 이러한 디자인을 신규·이전할 영업점에 반영하고 리모델링 등 새롭게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 영업점에 적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고객 자산 보호 강화를 위해 ‘투자 상품 판매 정지’ 제도도 도입했다. 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고객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 고객 자산 보호 강화를 위해 ‘투자 상품 판매 정지’ 제도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오는 3월까지 미스터리 쇼핑(암행검사)를 시행하고 점수가 저조한 영업점에는 한 달 동안 투자 상품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미스터리 쇼핑은 총 두 차례 평가로 진행된다. 1차 평가는 신한은행이 의뢰한 외부 평가 전문 회사 소속 조사원을 파견해 영업점 직원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품을 판매하는지 지켜본다.

2차 평가는 1차 평가에서 70점 미만을 받은 영업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2차 평가에서도 70점 미만을 받으면 ‘판매 정지 영업점’이 된다.

판매 정지 영업점은 1개월간 펀드·주가연계신탁(ELT) 등을 판매할 수 없다. 또 해당 영업점 상품 판매 담당 직원들은 투자 상품 판매 절차와 상품 정보에 대한 교육을 재이수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신년사로 강조된 고객 중심의 일환으로 서울 소재 영업점 5곳을 실적평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며 “영업점 디자인 변경과 투자 상품 판매 정지 제도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목표 달성률 평가’도 도입할 예정이다. 내부 과당 경쟁을 일으키는 상대평가 방식을 폐지하고 협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상대평가 항목을 단순화하고 영업 전략 결정 권한을 현장에 위임해 영업점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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