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후 세번째 동결 유지
4월 금리 인하 가능성, 여전히 남아있어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0.25%p 내린 1.25%로 결정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올해 1월에 이어 현재까지 동결을 유지 중이다.

앞서 금융권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한 신중론이 우위를 차지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일~18일까지 8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한 응답이 81%를 차지한 반면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응답은 19%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효과가 있겠지만 부작용도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우디아라비아 해외 출장 일정을 하루 앞당긴 24일 오전 귀국해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했지만 통화정책 관련 입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만약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면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00%가 될 수도 있었다. 이 경우 금융권과 외환시장에서 일시적인 변동성이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금리 인하를 강행했다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오는 4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17일 30여명에 불과했던 국내 확진자 수가 27일 기준 1261명으로 집계되며 금융권의의 분위기도 변했다.

최근 경제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다. 한은이 지난 26일 발표한 '2020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2월 전 산업의 업황 BSI는 전월보다 10포인트 하락한 65로 집계됐다. BSI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2월 소비심리는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월 1일~20일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4% 늘었지만 조업 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9.3% 감소했다.

한편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4%로 제시했지만 한은은 2.3%로 전망했다. 해외 경제연구기관·투자은행(IB) 등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2%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ING그룹도 지난해 12월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제시했지만 2개월만에 0.5%포인트 낮춘 1.7%를 제시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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