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총 3.9조원 규모 회사채 및 CP 매입 나서
신용보증기금 협업, 채안펀드 가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자금 지원
산업은행 등이 3.9조원 규모의 회사채 및 CP 매입에 나섰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국내 기업의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들 3개 기관은 총 3조 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 및 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지난 달 24일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의 일환이다. 

각 기관은 지난달 말부터 시장상황에 따른 일정 규모의 CP 매입 및 회사채 차환 수요조사 절차 등을 진행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이달부터 1조 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또한 2조원 규모의 CP 매입도 진행에 나섰다. 이 중 산업은행이 3조 4000억원, 기업은행이 5000억원을 담당한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국내 자금시장의 경색으로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돕기 위함이다. 차환이란 기존에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 도래시 새롭게 발행한 채권으로 기존 채권 금액을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기존 대출을 새로운 대출로 돌려막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를 통해 산업은행 등이 제공하는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 물량의 절반 가량이 이달 중 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주로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를 담기 때문에 이번 차환 지원 역시 A급 회사채가 대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역시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 등을 토대로 수요 예측을 실시한 결과,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 가용 규모인 1조 9000억원의 절반 정도가 이달 중 지원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트진로(A급·1430억원), 풍산(A급·1000억원), LS엠트론(A급·750억원), 하나자산신탁(A급·700억원), SK렌터카(A급·300억원), SK증권(A급·500억원) 등이 이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중 A등급 이상이다.

산업은행 측은 이번 차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기업들의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환 지원 프로그램 자체가 자금 상황이 어려운 기업이라는 낙인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해진 회사채 시장의 안정을 위한 취지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프로그램 지원 자격 조건이 되는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차환 대신 상환을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함께 운영하는 CP 매입 프로그램 역시 이달 중 지원 규모(2조원)의 절반 가량을 소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총 CP 지원액인 2조원 중 1조 5000억원은 산업은행이, 나머지 5000억원은 기업은행이 담당한다.

산업은행은 이 외에도 신용보증기금과의 협업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 등으로 신용도가 하락한 기업의 CP를 매입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자금지원) 프로그램들을 통해 시장 전반에 걸친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처해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의 안정화 지원 등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채안펀드가 가동되기 시작한 지난 2일 이후 기업이 발행을 희망하는 회사채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채안펀드의 채권 매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해당 기업을 포기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채안펀드의 매입 대상이 아닌 회사채, CP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회사채 신속 인수제 등 다른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KDB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이 기업의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자금 지원에 나섰다./산업은행 제공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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