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성희 회장, 농가 시름 해결위해 잰걸음... 전 계열사·전직원 발벗고 나서
위기를 기회 삼아 디지털농협 구축 등 적극적... 소비자·농민간 상생 적극 도모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농협중앙회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농·축산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가와 상생을 도모해야 하는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어깨도 자연히 무거워졌다. 올해 1월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이 회장이 코로나19에 따른 농·축산업계 고민해결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이성희 회장은 향후 4년의 임기 동안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농가기본소득체계 구축 ▲농축산물유통구조 혁신 ▲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협구축 ▲농업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산업계 전반에 걸친 침체가 이어지는 현재 농협의 최우선 과제는 ‘농민 살리기’다. 매출과 일손이 급감한 농촌을 위해 전사 차원의 지원 활동에 적극적이다.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활동은 ‘농촌 일손돕기’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지연되는 탓에 노동력이 눈에 띄게 부족해져서다.

이성희 회장을 비롯한 농협 임직원은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꾸준한 일손 돕기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1일 충북 제천시 한수면의 사과농장을 방문해 ‘범농협 임직원 농촌일손돕기’를 진행했다. 일손돕기에 앞서 마을 농업인에게 농업용 기자재 및 긴급 구호물품 등을 전달했다.

이성희 회장은 “농촌현장 일손부족 해소를 위하여 범농협 차원의 일손돕기를 총력 추진중이며, 농업·농촌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과 다양한 기관들이 농촌일손돕기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국 대부분의 농가가 어려움에 처한 만큼 농촌 일손돕기는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은 24일 강원도 미륵산 정보화마을의 옥수수 농가를 찾아 모종심기 작업을 도왔다.

같은 날 농협중앙회 인재개발원장을 비롯한 교육 임직원 40여 명은 벽제농협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소재 화훼 및 엽채류 농가를 찾아 씨앗 파종, 하우스 수확작업 등을 도왔다. 인재개발원은 벽제농협과 농가 일손돕기 협약을 맺고 매년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유재도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상무는 “매년 농촌 일손돕기를 실시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농가에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게 일손돕기 뿐만 아니라 보증 지원을 통하여 영농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성희 회장은 농촌 돕기를 위한 의견도 적극 수렴하고 있다. 지난 3월 9일부터 중앙회, 계열사, 농축협을 아우르는 비상대책기구를 가동해 시나리오별 비상경영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범농협 임직원 농촌일손돕기’도 그 중 하나다.

지난 23일에도 그를 비롯한 계열사 CEO와 전국 지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범농협 계열사 CEO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논의한 대책은 지역본부장 주관 화상회의를 통해 시군지부·농축협에 신속히 전달할 예정이다.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

농협중앙회는 이성희 회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농축산물유통구조 혁신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3일 ‘올바른 유통 위원회’을 가졌다. /농협중앙회 제공

이를 위해 지난 23일 ‘올바른 유통 위원회’가 출범했다.

‘올바른 유통 위원회’는 국내 농축산물 생산·유통의 중요 현안에 대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농업인이 농업을 통해 존중받고 농촌이 새로운 희망을 품는 농축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농축산업은 농식품소비패턴 변화, 디지털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농협은 변화하는 농업환경 속에서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진했지만, 아직도 농업인의 소득수준은 도시에 비해 낮아 살기 좋은 농촌이라 하기에 부족하다.

이에 농협은 현시점을 패러다임의 변환기로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농업인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성희 회장은 임기 내 농축산물 생산·유통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하기 위해 ‘올바른 유통 위원회’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농협은 ‘올바른 유통 위원회’를 시작으로 ▲물류 체계 효율화 ▲온라인몰 강화 ▲스마트 농업 육성 등을 계속 실천해 국내 농축산물의 상품·가격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업인은 농업을 통해 현재보다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자는 우수한 품질의 국내 농축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성희 회장은 출범식에서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웃는 올바른 유통 만들기는 농협의 가장 중요한 소임이다”라며 “올바른 유통 위원회는 우리 농업인이 현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기는 곧 기회’…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디지털농협 구축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이 있다. 농협은 코로나19로 코로나 19로 대면 활동이 어렵지만 농협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한다.

농협 교육을 책임지는 인재개발원은 ‘디지털’을 교육 내용과 형식에 내재시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전국 9개 교육원과 수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집합교육의 온라인화, 농업인 교육 디지털화 등에 대해 논의하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한국형 디지털농업과 스마트팜의 모습이 구체화되면 그에 부합하는 전문인력을 육성한다는 것이 농협 측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종래의 강의녹화식 콘텐츠를 지양하고, 드라마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자체 교육플랫폼인 ‘NH-tong’을 통해 직원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부 유명강사를 초빙하며 제작한 팟캐스트 프로그램 ‘친절한 경제씨(氏)’은 기획 단계부터 많은 직원들의 관심을 받았다.

소비자·농민 상생 적극 도모

농협은 농협하나로유통을 통해 소비자와의 상생에도 적극적이다. 코로나19로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주간 국민가계안정을 위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면은 15~30%까지 할인한다. 생수와 두루마리 화장지는 20~25% 할인해 판매한다. 하나로유통 대표 PB상품 ‘오케이쿡’(OKCOOK)의 냉동볶음밥 12종은 2개 구매 시 1500원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과자 및 시리얼 70여종은 20~50% 저렴하게 판매한다.

김병수 농협하나로유통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고객분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먹거리와 생필품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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