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감독. /OSEN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가 박기원(68)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팀에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기는 등 공로가 적지 않았던 터라 결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 감독의 어깨가 무거워질 듯하다.

지난달 29일 대한항공은 “박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예상을 뒤엎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박 감독의 계약은 이번 달 말까지였다.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박 감독은 지난 2016년 대한항공 부임 후 두 차례의 정규리그 우승과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 2017-2018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1패 뒤 3연승을 기록하며 팀에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선사했다.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 능력 외에도 팬서비스가 좋은 감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51년생으로 60대 후반의 노장이지만, 선수들은 물론 팬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리그 발전과 부흥을 위해 힘썼다.

실력과 친근한 이미지를 겸비한 박 감독이었기에 팬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욱 크다. 대한항공은 “감독님과 구단이 팀에 변화를 줘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공감했다”며 “팀에 새로운 활기를 넣기 위해 감독님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질이나 나쁜 사유로 떠나는 게 아닌, 팀이 가장 좋을 때 변화를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팀 훈련은 최부식(41) 수석코치가 담당한다. 대한항공은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 감독의 성과가 워낙 크기에 지휘봉의 무게가 적잖이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적절한 대체자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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