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세계 에스아이빌리지, 명품판매 시작과 동시에 15만명 몰려...사이트 다운
면세명품 판매한 쓱닷컴도 40% 동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온라인몰에서 면세명품이 하루 만에 90% 이상 팔려나갔다. / 에스아이빌리지 캡처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세사업이 어렵게 되자 면세품의 시중 판매가 허용됐다. 면세 명품 재고가 할인된 가격에 풀리면서 이를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소비자로 업장에 마비가 일어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사이트 에스아이빌리지는 신세계면세점 내 재고로 남아있던 명품 면세품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면세품은 본래 시중 제품과 통관 절차가 달라 시장에서 판매가 불가능하다. 다만 앞서 관세청은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6개월 이상의 장기 재고품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승인했다. 이날 에스아이빌리지는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등의 명품을 10%에서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내놨다.

에스아이빌리지 캡처

6개월 이상의 재고 명품이었지만 쏟아진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당초 판매 시작시간은 10시였지만, 오픈 전부터 명품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이 우후죽순 몰려들어 사이트에 접속이 버벅댔다. 이날 동시에 몰린 접속자는 약 15만명 수준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사이트 서버를 20배 증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픈과 동시에 사이트는 다운됐고 연신 ‘접속자가 많아 사이트 접속이 어렵다’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약 2~3시간도 지나지 않아 준비된 물량의 80%이상이 팔려나갔다. 오후가 되자 사이트에는 품절 표시만 가득했다. 판매시작 하루가 지난 4일 오전 기준 준비된 물량 93%가 동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자들이 몰려서 오픈 후 1시간가량 넘게 지난 11시 20분이 돼서야 사이트 정상화가 이루어졌다“라면서 “전제품 완판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쓱닷컴’에도 펜디와 지방시 면세 재고품이 풀렸다. 쓱닷컴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지방시 42종, 펜디 43종 등 총 85종의 재고 면세품을 할인 판매했다. 판매 당일 오후 4시 기준 쓱닷컴이 내놓은 면세품 중 30%가 소진됐다. 판매를 시작한지 하루 만인 4일 오전 9시 기준 준비된 면세명품 물량이 40%나 나갔다.

SSG닷컴 캡처

명품 대란은 앞서 ‘샤넬 사태’에서도 한차례 등장한 바 있다. 지난달 중순 프랑스 명품 샤넬은 유럽과 프랑스를 시작으로 제품의 가격을 최대 20% 넘게 올렸다. 유럽발 샤넬 가격 인상소식이 들리자 국내 샤넬 매장에는 가격이 오르기 전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샤넬을 사수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매장으로 달려가는 소위말해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백화점 정기세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여파 백화점 봄 정기세일이 코로나 사태로 전년 대비 맥을 못 추리는 상황 속에서도 명품 판매량은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4월 3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봄 정기세일에서 해외명품 매출은 1년 전 보다 8% 증가했다. 세일기간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이 코로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5.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정기세일을 진행한 갤러리아백화점도 전년 세일 기간 대비 명품 매출이 5% 올랐다. 신세계백화점도 전체적인 정기세일 매출은 전년 봄 세일 대비 11.5% 감소했지만, 명품은 6.1% 증가했다.

지난 13일 샤넬 가격인상 소식에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줄을 선 소비자들. / 연합뉴스

코로나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사치품으로 분류되는 명품은 확고한 고정층을 가진다고 분석된다. 여기에 ‘기왕 살 거면 싸게 사자’라는 인식이 붙으면서 명품 수요가 더욱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신세계면세점 외에도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도 면세 재고명품의 할인 판매를 이어가면서 ‘명품 러시’ 현상은 더욱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도 이달 중 매스티지(대중명품)급 통관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다. 롯데도 오는 26일부터 진행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서 면세 해외 명품을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시중에 나온 면세 명품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품절되면 다시 재입고가 안 되는 만큼, 앞으로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크게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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