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언택트 유행 속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비대면 고객자산 급증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들의 자금이 증권사로 몰리고 있다./그래픽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기업들의 신규상장(IPO)과 기업설명회(IR), 투자설명회 등이 급감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됐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들의 자금이 증권사로 몰려들고 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변동성 확대 속에서 투자 수익을 찾아나선 고객들의 자산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비대면 고객 자산은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온라인 고객 자산규모는 이달 들어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7년 KB증권 출범 이후 은행연계 및 비대면 영업의 후발주자로 나선지 약 4년 만이다.

특히 비대면 고객 자산의 경우 지난 2016년말 대비 2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올해만 약 70%가 증가해 최근 코로나19로 촉발된 국내 언택트(비대면) 투자 열풍을 실감케 했다. 온라인 고객 중 100만원 이상의 실질고객수는 약 28만명으로, KB증권이 비대면, 온라인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1150% 급증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대면 고객의 투자자산이 주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점이다. 과거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투자 대상은 주식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 대상 금융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자산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단기투자상품은 물론 생활자금 관리용도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증가를 바탕으로,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잔고가 6000억원을 넘어섰다. 주식투자 관점에서 금융상품 투자로까지 비대면 고객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KB증권은 그간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도 공을 들여왔다. 2017년에 론칭한 MTS 마블(M-able)은 지난 4월 기준 월 접속자가 5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마블을 처음 선보인 2017년 대비 538% 가량 증가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KB증권은 올 상반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개인 투자자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기 위해 프라임(Prime)센터를 구축했다. 소액투자자 및 온라인 고객에게 전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된 프라임센터는 지난 2월 개설 이후 시장테마주, 카드뉴스, 수급주도주, 프라임 증권방송 등의 투자 컨텐츠 2057개를 업로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소액의 구독료로 누리는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Prime Club)은 지난 4월 20일 출시 이후 약 1만2000명이 구독하고 있다.

하우성 KB증권 상무는 “비대면 언택트 시대를 맞이해 온라인 고객도 만족할 만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비대면 고객들의 파워에 주목한 KB증권은 최근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뱅크와도 손 잡았다. KB증권은 지난 17일 카카오뱅크와 제휴하고 '비대면 주식계좌개설 서비스'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의 영향력은 이미 앞서 카카오뱅크와 제휴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비대면 주식계좌 급증에서 확인된 바 있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도 이달 초 비대면 거래 고객인 '다이렉트 고객'의 자산이 1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시장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국내주식 자산이 약 3조원 증가했으며 해외주식과 연금자산, 금융상품 자산에서 약 1조원이 증가하는 등 연초 대비 약 4조원의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자산은 연초 약 3400억원에서 7000억원까지, 2배 이상 늘어났다. 다이렉트 연금자산도 1050억원에서 2100억원 수준으로 100% 가량 늘었다.

그간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인수합병 이후 꾸준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대비해 왔다. 2017년엔 '디지털금융' 조직을 신설해 회사 내 디지털 문화를 확산했으며, 그 결과 다이렉트 고객수는 2017년 59만명에서 최근 117만명으로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 등 자산관리 서비스 개편을 통해 디지털금융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네이버와 손잡고 선보이는 '네이버통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해 선보이는 첫번째 금융서비스로, 하루만 맡겨도 최대 연 3%(세전, 100만원 이내) 수익률을 제공하고, 네이버페이와 연동해 네이버쇼핑을 이용하면 결제 금액 최대 3%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무엇보다 네이버통장으로 미래에셋대우의 CMA뿐만 아니라 앱 등을 통해 국내 및 해외 주식, 펀드 등 금융상품 거래를 할 수 있어 네이버 가입자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네어버통장 출시를 계기로 네이버와 더욱 다양한 디지털 시너지 사례를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모바일 중심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언택트 시대에 맞는 디지털화 전략이 한층 역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증권사들의 비대면 고객 자산이 급증했다./픽사베이 제공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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