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프레시젼 전경

1979년 구로에서 작은 중고 프레스 2대로 시작한 영일프레시젼(구 영일정밀).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을 임가공 납품한 작은 소기업은 2020년 연매출 400억을 바라보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영일프레시젼은 창업자인 주영길 회장이 40여년 전 설립한 회사이다. 초기 다양한 전자부품의 임가공을 진행했던 회사는 정밀한 반도체패키지의 부품으로 제품 다변화를 시작했고, 점점 고급 기술이 적용되는 반도체패키지용 히트스프레더를 개발,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2년 새롭게 영일프레시젼으로 브랜드 네임을 변경하면서 장자인 주동욱 현 사장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켰다.

 

▲小기업서 연매출 400억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

영일프레시젼의 주 생산품은 고집적 반도체 패키지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결정짓는 핵심부품 중 하나인 히트스프레더(Heat Spreader)이다.

정보의 용량과 속도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칩의 구조는 복잡해지고 발생되는 열은 높아져 뛰어난 방열과 내구성을 유지하게 하는 히트스프레더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져 갔다.

국내외 글로벌 반도체 칩의 설계 및 제조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암코테크놀로지스, 스태츠칩팩 그리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을 주요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과 지속적인 글로벌 인재와 협업해 끊임없는 제품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고, 고품질의 개발프로세스와 친환경적인 공정레이아웃을 통해 글로벌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 스탠다드를 확보했다.

중장기적인 차세대 기술확보를 위해 2009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히트스프레더의 기초적 공정개발 및 신사업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우수기술연구센터(Advanced Technology Center, ATC)로 지정되면서 고분자세라믹 방열재료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나노코리아전시회에 개발된 고분자세라믹 방열재료를 출품해 나노코리아 조직위원장상을 수상했고, 관련 특허는 한국일보가 주최한 제 14회 대한민국 우수특허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영일프레시젼은 품질과 환경경영시스템의 글로벌 인증인 ISO9001과 14001인증을 취득해 생산시스템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 글로벌 자동차 산업표준인 IATF 16949 인증까지 취득, 반도체산업의 치열한 품질경쟁구도속에서 안정적인 품질스탠다드를 확보해 뛰어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영일프레시젼이 지역 문화활동의 일환으로 개관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외관모습.

▲지역특성 살린 문화사업 전개

영일프레시젼은 문화사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와 인접한 독산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공장지대다. 1960년대 후반 국내 최초수출 산업공단으로 시작, 50여년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한국 경제성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현재 이곳은 1만여 개의 기업체와 12만여명의 종사자가 근무하는 4차 산업 선도기지인 G밸리로 성장했지만, 공단지대 ‘금천구 벚꽃로’는 한국 경제와 산업을 이끈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영역에서는 아직 주변부라 할 수 있다.

지난 2월 이곳에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40년 이상 자리해온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영일프레시젼이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금천구 공단지역의 특수성과 시간의 축적을 담고 있는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과거 공장의 기숙사로, 이후에는 원룸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시각예술이 교차하는 아트 플랫폼(Art Platform)으로 탈바꿈했다.

강수미 미술비평가(동덕여대 회화과 교수)의 비평을 통해 “반도체 핵심 부품인 방열판(Heat Spreader)을 개발하고 생산해온 이 강소기업은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이제 문화예술 전진기지를 만들었다”며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으로서는 단점과 한계가 아니라 잠재력이자 도전 과제다”라고 말했따.

이어 “지역사회의 근간을 이룬 산업과 기술의 주체가 자신을 토양삼아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출하자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지역기반의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며 동시대 미술을 전개하는 아트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매년 한 차례 이상의 지역기반 프로젝트를 기획할 예정이다. 이미 올해 한 명의 미디어 아티스트와 세 명의 설치작가가 참여, 산업공단으로 발전해 왔음에도 늘 서울의 주변부에 머물던 금천구 독산동을 조명한다.

또 독산동에서 40여 년간 반도체 부품을 제조해 온 영일프레시젼을 소재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봄 개관전시된 ‘전개-Unfolding’은 한국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작가인 강준영, 박준범, 박진아, 임상빈의 작업을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선보였다.

개관전 기간 중 진행했던 ‘언택트(Un+Contact)’ 방식의 전시연계 프로그램 “아티스트를 배송해 드립니다”는 지역 주민과 다양한 관람객에게 주목 받았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지역색깔을 드러내는 작업을 꾸준히 기획해 나갈 예정이며, 향후 테크놀로지와 예술을 결합한 전시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현재 조소희 개인전 ‘시간을 은유하는 작품 제목’이 열리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 수행하듯 지속해 온 편지작업이 공개된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3층에 위치한 ‘카페 독산’과 ‘스튜디오’에서는 지역주민과 지역 근로자를 위한 문화예술 아카데미가 운영될 예정이고, 출판기념회,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목적의 대관도 가능하다.

김호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