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농산물·집값이 상승세 이끌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1%대를 기록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1%대를 회복한 것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 1% 증가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3월 1%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월 0.1%, 5월 -0.3%로 내려갔다. 

그러나 6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0.0%, 7월 0.3%, 8월 0.7%, 지난달 1.0%로 꾸준히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에 외식이 줄어든 데다 저유가·교육분야 정책지원 강화에 저물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긴 장마에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낮은 국제유가와 교육분야 정책지원 강화에 저물가 현상은 계속됐다”며 “현재 채소류 가격이 높지만 9월 이후 날씨가 좋아 10월 말께에는 안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상품이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13.5% 상승하며 지난 2011년 3월 14.6% 증가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농산물 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채소였다. 채소류가 34.7% 오르면서 농산물 물가는 19.0% 급증했다. 배추(67.3%), 무(89.8%), 사과(21.8%)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각각 7.3%, 6.0%를 나타냈다. 

반대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업제품은 0.7% 내렸다. 석유류는 12.0% 급락했고 가공식품은 1.2%로 소폭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4.1%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외식 등 서비스를 소비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며 서비스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서비스 가운데 개인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3% 올랐다. 외식은 1.0%, 외식 외가 1.5%, 각각 상승했다. 

특히 전세와 월세 부담이 커졌다. 집세는 0.4% 올라 지난 2018년 8월 0.5% 증가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는 0.5% 상승하며 지난해 2월 0.6% 증가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월세는 0.3%로 지난 2016년 11월 0.4% 증가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고교 납입금 지원 강화에 공공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4% 떨어졌다. 

지출목적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8.3%)가 지난 2011년 8월 11.2% 증가한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반대로 주류·담배는 0.2% 내리면 지난 2002년 8월 0.3% 감소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6%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21.5% 증가했다. 특히 신선채소가 34.9% 올랐다. 신선식품지수 상승폭은 지난 2011년 2월 21.6% 증가 이후 최대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9%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0.8% 올랐다.

안 심의관은 “9월에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이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정부의 통신비 지원도 서비스 물가를 내릴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저유가 기조로 공업제품과 석유류는 급락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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