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기아,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실적 선방
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 등 소형 3사 적자 예상…업계 양극화 심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자동차업계의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오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와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3사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장기간 양극화가 절정에 달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와 기아의 사실상 독점체제로 재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0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75% 감소한 2조85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예상 영업이익은 11.61% 감소한 1조7764억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비교적 선방했을 것이란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국내 업체 3사는 저조한 공장 가동률 등으로 적자가 예상된다.

한국GM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하고 2018년과 201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만큼 흑자 전환이 기대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GM은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한 생산 차질을 하반기에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가 부분파업을 이어가면서 약 2만5000대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고, 흑자 전환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노조의 투쟁은 본사가 한국 철수설을 다시 꺼내게 했고, 지난해 11월 당초 계획했던 인천 부평1공장에 대한 투자 2100억원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만들었다.

르노삼성차는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되면서 공장 가동률이 크게 줄었고, 수출 역시 급감하면서 적자를 야기했다.

이에 르노 그룹은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르놀루션’을 내세웠고, 한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을 수익성 강화가 필요한 곳으로 규정했다. 르노삼성차도 이에 따라 ‘서바이벌 플랜’을 진행하기록 했다.

서바이벌 플랜은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여기에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임금도 20% 삭감하기로 했다. 또 소형 SUV XM3를 필두로 수출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XM3는 고정적으로 확보한 물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 신차 출시 계획도 없어 경영난을 극복하기엔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다음 달 말까지 새로는 투자자를 확정하고 투자금을 유치받지 못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올 뉴 렉스턴 등 출시하는 신차마다 호평을 받으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부채를 만기에 상환하지 못했다. 이에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했으며, 2월 말까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통해 새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유력한 투자자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와 기존의 대주주 마힌드라의 입장차가 커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급기야 쌍용차는 이날 이번 달과 다음 달 직원 임금 50%를 지급 유예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세 업체의 경영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국내에서 모습을 감출수도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그 충격은 부품업체를 비롯해 일파만파 확산할 가능성이 크고, 현대차와 기아가 시장을 거의 독차지하게 해 시장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저마다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3사의 부진이 장기화되면 부품사도 도미노효과로 생산차질 등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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