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근 시행했던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점차 완화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객수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혈경쟁이 이어져 수익을 내기 어렵고, 국제선 수요 회복이 요원한 만큼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에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항공사가 태운 여객 수는 241만6477명이다. 국내선 여객 수는 231만4646명으로, 전년 동월(153만5153명) 보다 33.7%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월(249만명)과 비교하면 겨우 7.5%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이 중 저비용항공사가 전체 수송률의 75.9%(175만6829명)를 차지했다.

국내 노선 최다 보유 항공사 진에어는 이 기간 47만4734명을 태우면서 1위에 올랐다. 현재 진에어는 국내 14개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제주항공이 45만7784명, 티웨이항공은 36만8361명, 에어부산 33만29명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국내선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전년 여객 수를 넘어서면서 회복 기조를 드러냈다. 항공업계가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면세점과 연계한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잇달아 내놓아서다. 당시 여객 수는 296만5257명으로, 2019년 동월(290만957명)보다 2.2% 많았다.

여기에 지난 15일 정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일부 최대 8인까지 완화하겠다고 밝혀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백신 보급 확대와 업계에서 이어지는 신규 프로모션, 기온 상승 등도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이유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취항 12주년을 맞아 현재 운항중인 일본노선 인천~오사카, 인천~나리타 노선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2일부터 3일간 ‘주말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해 국내선 항공권을 1만원 내외로 할인해 판매했다. 내달 2일부터 운항을 재개하는 부산~양양, 광주~양양 노선의 특가 항공권을 편도 총액 1만5000원에 판매한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였던 지난해 2월보다 여객수요가 눈에 띄게 회복됐다”며 “국내 백신 보급과 코로나 확진자 수 감소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경영난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수입원인 국제선의 운항이 여의치 않을뿐더러 국내선은 출혈경쟁이 심해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가 여객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무착륙 관광 비행은 이미 5만원대 항공권이 등장할 정도로 가격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실질적인 운영 규모도 평상시 운영 가능한 좌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저비용항공사의 경영난은 여전하다”며 “이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결국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