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결권 자문사·국민연금 반대 의견 밝혀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임박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사내·외 이사 연임에 비상이 걸렸다./각사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임박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사·내외 이사 연임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사·내외 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고, 국민연금은 우리금융 안건에 대해 반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 시작으로 오는 26일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이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안건으로는 사·내외 이사 선임, 중간 배당 도입을 비롯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등이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사내·외 이사 선임에 부담을 떠안게 됐다. ISS가 신한금융 보고서에서 기타 비상무 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 연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ISS는 진 행장이 채용 비리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대해 연임을 허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진 행장의 무반응은 지배구조와 위험 관리에 대한 중대한 실패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추천된 사외이사 역시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ISS는 우리금융 사내·외 이사 연임 안건도 반대 의견을 냈다.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 건, 노성태·박상용·전지평·장동우·정찬형 사외이사 선임 건, 노성태·장동우 사외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금융당국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 잇달아 제재를 내렸음에도 이들이 손 회장의 이사직 해임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를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연계파생상품(DLF) 불완전판매, 라임 펀드 판매책임과 관련해 각각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와 직무 정지를 통보받았다.

ISS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의결권 행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각각 59.8%, 25.6%에 달한다. 신한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과반을 넘기 때문에 ISS의 권고를 더 신경 쓰게 됐다.

여기에 우리금융의 경우 외국인 비중은 다소 적지만 국민연금까지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의 2대 주주로 보유지분은 9.88%다. 반면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의 이사, 감사위원 선임안은 찬성을 결정했다.

한편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도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다. 올해 금융당국의 권유에 따라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총액의 비율)을 낮추면서 주주를 달래기 위한 당근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KB금융의 배당 성향은 26%를 나타내며 전년 20% 대비 6%p 낮아졌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 성향을 20%로 정하면서 각각 전년 25.4%, 24.8% 대비 5.4%p 4.8%p 하향 조정됐다. 신한금융은 22.7%의 배당 성향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20%를 넘겼지만, 전년 24.2%보다 떨어졌다.

신한금융은 분기별로 한 번씩 최대 네 번까지 배당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상정했다. 신한금융의 정관 제59조 2항은 중간 배당을 1년에 한 차례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에 나설 태세다.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올렸는데 해당 안건은 자본준비금 가운데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자본준비금과 달리 배당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006년 지주사 출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KB금융은 중간 배당과 관련된 안건을 따로 상정하지 않았지만 배당 성향 감소 폭이 컸던 만큼 주총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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