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금융사가 수수료를 받고 자산을 대신 관리·운용해주는 신탁 규모가 지난해 1000조원을 돌파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탁회사 61곳의 총 수탁액은 103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퇴직연금 신탁, 부동산 담보신탁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졌다. 

신탁 재산별로는 금전신탁이 502조6000억원으로 겸영 신탁회사의 퇴직연금 신탁과 수시입출금 신탁을 중심으로 4.8% 늘었다. 이중 퇴직연금 신탁 규모는 14.9% 늘어난 180조2000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아울러 재산신탁이 52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은행과 부동산신탁사의 부동산 담보신탁을 중심으로 9.2% 증가했다. 

업권별 점유율은 은행이 4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동산신탁사 26.9%, 증권사 23.7%, 보험사 1.7% 순이었다. 

부동산신탁사는 277조4000억원으로 수탁액이 20.3% 늘었다. 은행은 492조7000억원, 증권사는 244조3000억원으로 각각 2.6%, 4.9%씩 수탁액을 불렸다. 반면 보험사는 17조9000억원으로 수탁액이 12.3% 줄었다. 

다만 금융사가 벌어들인 신탁 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금리 인하로 수수료율이 낮아졌고 주가연계신탁 등 고수익 상품의 판매도 저조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금융사가 벌어들인 신탁 보수는 총 1조9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은행과 증권사는 주가연계신탁 보수가 부동산신탁사는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가 크게 줄었다. 

금감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신탁업계의 외형 성장과 비교해 수익 기반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부동산신탁사의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를 계속 점검하고 특정금전신탁에 대해서도 특정 상품 쏠림 현상, 신규 편입상품 위험 요인 등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