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팬데믹으로 사회적채권·지속가능채권 발행 급증
기업 평가 시 ESG 요소 등 비재무적 정보 중요도 높아져
채권 발행주체의 핵심 ESG 공시요건 지속적 정비 필수
글로벌 ESG 투자자산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하나금융포커스 리포트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유례없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Depression of 1929)을 겪은지 91년만이다.

세계 주요국과 각 기업은 ESG 투자를 통한 침체기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는 2020년 40조5000만 달러에서, 2030년 130조 달러로 연평균 12.4%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비재무적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양호한 ESG 투자 성과, 기존 상품의 ESG 리브랜딩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 중심 글로벌 ESG 투자자산 확산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ESG채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3분기 이후 성장세가 회복됐다. 지난해 12월 초까지 녹색채권의 글로벌 누적 발행 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Funds & Asset Management에 따르면, '20년 글로벌 ESG 펀드 유입액은 약 1500조원으로 전년비 140% 증가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ESG 패시브 펀드, ESG ETF 등이 글로벌 ESG 자산 증가를 견인했다.

도이치뱅크는 글로벌 ESG 투자가 지난해 40조5000만 달러에서 2030년 130조 달러로 연평균 12.4%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비재무적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양호한 ESG 투자 성과, 기존 상품의 ESG 리브랜딩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면서 재무정보 외에도 ESG 등의 비재무적 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ESG가 과거에는 윤리적 측면에서 강조됐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해 미국 클린 에너지 섹터의 수익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하며 1위에 랭크된 반면, 전체 에너지 섹터의 수익규모는 오히려 전년비 33% 감소한 바 있다.

기존 펀드의 ESG 리브랜딩도 최근 ESG 투자자산 증가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에서는 총 253개 펀드 중 약 87%가 ESG펀드로 리브랜딩됐다.

ESG 발행규모 상위 국가에는 유럽연합 국가가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등은 유럽의 투자은행과 같은 준정부 기관 위주로 이를 발행하고 있다.

2016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회사채 매입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매입 조건에 ‘기후 위험’을 포함한 이후 일반 기업의 ESG 채권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ESG 채권 종류별로 녹색 채권이 가장 활발하게 발행되는 가운데, 2020년은 코로나 확산 여파로 사회적채권과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예년보다 급증했다. 실제 사회적채권이 ESG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0%에서 2020년 31%로 확대됐다.

산업별로 ESG 채권내 금융과 유틸리티 섹터의 비중이 제일 크고, 2020년들어 국가기관의 ESG채권 발행이 2019년 19.1%에서 36.7%로 큰 폭이 확대됐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녹색회복플랜(Green Recovery Plans)을 강화, 녹색 인프라 프로젝트와 배출가스 감축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으로 수십억유로를 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각각 ESG 평가 기준, 풀어야 할 숙제

다만 ESG 평가는 기관마다 그 기준이 상이하다는 문제가 있다. 즉 어떤 기관이 ESG 등급을 매기느냐에 따라 동일 기업의 ESG 점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동일 기업에 대한 ESG 점수가 상반돼 투자자가 ESG 채권을 효과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티븐 마이저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 의장은 “만일 ESG 등급이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라면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이 공공부문 당국의 적절한 규제와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2019년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2020년 3월 기후법안, 녹색분류체계 최종안 및 녹색분류체계에 기반한 녹색채권 기준을 공개하고 2021년 말 시행을 목표로 세부사항을 보완하는 중이다.

이는 그동안 민간 중심이었던 ESG 기준 이외에 유럽 규제기관을 중심으로 잠재적인 그린워싱 가능성을 제거하고, 더 엄격한 기준을 세울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한편, 관련 규제의 체계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ESG 투자 생태계 확립과 투자자의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발행주체의 핵심 ESG 관련 공시요건을 지속적으로 정비, 정확하고 일관성있는 ESG 평가 기반이 확립되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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