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지주사들 설립 긍정적..."당국 라이선스 필요"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눈독을 들이며 카카오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을 견제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눈독을 들이며 카카오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을 견제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수요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말부터 설립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이로 인해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22일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2021년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과 관련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며 “라이선스 허용 정책 방향이 바뀐다면 저희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여타 금융지주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를 비롯해 지방 금융지주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증권가는 이르면 오는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을 20조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지난 23일 기준 KB금융의 시총이 22조5784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금융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대목이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시총 1위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26조6500억원, 자기자본은 2조7970억원, 영업수익은 8042억원, 영업이익은 1226억원,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을 달성했다. 장외 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시가총액 30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저비용·고효율을 증명해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은 2억3400만원으로 대부분의 은행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 평균은 2억2432만원으로 조사됐다. 

국내 금융시장 환경도 디지털 금융에 강점을 지닌 인터넷전문은행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인터넷 뱅킹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1333만건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또 인터넷 뱅킹으로 신청한 대출 액수는 하루 평균 4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 이상 급증했다.

다만 일각에선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지주사가 이미 내놓은 모바일 서비스 등과 중첩돼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고 기존 은행의 입지가 좁아져 내부 구조조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가 문제도 제기했다. 지방금융지주는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과 같은 제도적 규제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보유하게 되는데 금융당국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지방 금융지주는 투자비용 감당이 어려우리라 예측했다. 카카오뱅크는 손익분기점 달성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라이선스 사업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길만 터준다면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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