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보험 계열사 부재속에서 성과...우리은행은 3대 시중은행으로 도약
우리금융그룹이 증권·보험 계열사 부재속에서 성과를 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4대 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한 가운데 그 비결로 은행 계열사의 호실적이 꼽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67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5182억원 대비 29.6% 성장한 수치로 지난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NH농협금융그룹의 1분기 순익은 60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3387억원 대비 78.4%나 확대됐지만, 우리금융보다 700억원 적었다. 다만 농업지원사업비 1115억원을 포함시키면 6822억원으로 우리금융보다 100억원 더 많았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 본연의 목적사업인 농업인·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농협금융 등 계열사가 농협중앙회에 매년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1조3073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치며 농협금융에 4대 금융 지위를 내줬다. 당시 농협금융의 순익은 1조7359억원이었다. 두 금융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순익이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라임펀드 관련 손실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보상까지 이어지면서 충당금 적립 규모가 더 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은 반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순익이 급증하면서 그룹 순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분기 우리은행의 순익은 전년 동기 4779억원 대비 17% 성장한 5890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1분기 우리은행은 3대 시중은행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5755억원의 순익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5097억원 대비 3.76% 도약했지만, 우리은행과 자리를 뒤바꿨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8년 중순 하나은행을 꺾은 이후 줄곧 3위 수복에 실패해왔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1분기 우리은행의 비이자수익은 2640억원, 이자수익은 1조3800억원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수익(1433억원), 이자수익(1조4086억원)을 고려하면 영업 효율성이 훨씬 좋았다. 

비용 관리에서도 우리은행이 우위를 점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판매관리비는 7950억원으로 하나은행의 7697억원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우리은행은 1.2% 감소했고 하나은행은 5.9% 증가했다. 

금융권은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농협금융과 비교하면 우리금융은 은행 수익에서 강점을 보였으며 농협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돋보였다고 분석했다. 

한편 1분기 우리금융 순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7.76%, 비은행기여도는 18.6%로 산출됐다. 증권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이익기여도를 끌어올렸던 여타 금융그룹과 달리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부재 속에서 성과를 냈다.   

1분기 농협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익은 지분율 감안 전이 3656억원, 지분율 감안 후가 216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2%, 339% 폭증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257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8배 커졌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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