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부선' 오명 GTX-D, 원안대로 서울 연결 제외
지역 주민 반발… 전문가 "향후 진단·보완 필요"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이 반영된 대도시권 광역교통 계획이 발표됐다. 서울까지 가지 않고 김포와 부천만을 오가 ‘김부선(김포부천선)’이라는 오명을 얻은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도 그대로 추진된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2차 광역교통 기본계획 비전 및 목표. /한국교통연구원 제공

◆ 대도시권 급행 철도망 구축… ‘30분대 생활권’ 목표
한국교통연구원은 29일 ‘제2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기본계획 및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기본계획안과 시행계획안을 발표했다.

2차 광역교통 기본계획안은 기본권 확보를 위한 인프라 확충을 주요 추진 전략으로 삼았다. 대도시권 급행 철도망 구축을 통해 30분대 생활권을 만들고 순환망, 지하 간선망 등 도로 간선 기능을 회복해 대도시권 혼잡도를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또 BTX(Bus Transit eXpress), S-간선급행버스(BRT) 등 저비용·고효율 대중교통을 확대 도입하고 ‘GTX 트라이앵글(서울역·청량리역·삼성역)'을 중심으로 한 환승센터를 구축하는 등 미래 교통에 대비한 신개념 환승 시설도 마련한다.

시행계획안은 광역철도, 광역도로, BRT, 환승센터 등 구체적인 광역교통시설 확충방안을 제시했다.

철도처럼 정시성과 대용량 수송 능력을 갖춘 버스 서비스인 BTX는 행주대로~당산역(서부), 수석나들목(IC)~강변역(동부) 구간에서 운영된다. 강변북로에 BTX를 도입할 경우 버스 통행시간이 62분에서 32분, 올림픽대로의 경우 93분에서 60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수도권 광역 BRT 신규 사업으로는 ▲성남~복정역BRT(복정역~남한산성 입구) ▲청량리~도농~평내호평 광역BRT(청량리~평내호평역) ▲계양·대장 광역BRT(계양~부천종합운동장역, 박촌역~김포공항역) 등이 시행계획안에 포함됐다.

수도권 환승센터는 총 21곳이 새로 조성된다. 신설 환승센터로는 청량리역·서울역·양재역·운정역·동탄역·부천종합운동장역·의정부역 등이 있다. 상업시설 등이 함께 조성되는 복합환승센터는 상봉역·여의도역·창동역·용인역·금정역·대곡역 등이다.

수도권 광역철도로는 ▲대장홍대선(부천대장~홍대입구) ▲위례과천선(복정~정부과천청사) ▲신구로선(시흥대야~목동) ▲제2경인선(청학~노은사) ▲별내선 연장(별내역~별가람역) ▲강동하남남양주선(강동~하남~남양주) ▲인천2호선 연장(인천서구~고양일산서구) ▲고양은평선(새절~고양시청)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장기~부천종합운동장) ▲송파하남선(오금~하남시청) ▲위례삼동선(위례~삼동) ▲분당선(왕십리~청량리) ▲분당선 연장(기흥~오산) ▲일산선 연장(대화~금릉) ▲신분당선(호매실~봉담) 등이 시행계획안에 담겼다.

서울 2호선 청라 연장(홍대입구(까치산)~청라), 서울 6호선 구리남양주 연장(신내~남양주) 등 2개 노선은 추가 검토 대상이다.

이밖에 환승주차장은 수원역, 영통역, 시흥시청역(제1·2주차장), 월릉역 등에 조성될 예정이며 화물차 공영차고지는 안산 선부동, 시흥 방산, 화성 동탄, 김포, 안양, 양주, 시흥 논곡, 시흥 시화MTV 등 10곳이 수도권 신규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수도권 광역철도 사업 신규 및 추가검토 노선 목록. 일명 GTX-D 노선으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원안대로 김포 장기와 부천종합운동장을 잇는다. /한국교통연구원 제공

◆ 논란의 ‘김부선’ 그대로… 전문가 “향후 보완 필요”
논란이 됐던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일명 GTX-D 노선은 지난 22일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과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까지가 아닌 김포 장기와 부천종합운동장만을 잇기로 했다.

발표 당시 서울 직결 노선을 원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컸던 터라 공청회를 앞두고 일부 수정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원안대로 가게 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청회에선 실시간 채팅을 통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용자들은 ‘김포는 버린 도시냐’, ‘저 지옥철(김포골드라인)을 몇 년 더 타라는 거냐’, ‘김포에서 부천으로 갈 이유가 도대체 뭐가 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교통연구원은 광역철도의 경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담긴 광역철도 부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청회 좌장을 맡은 고승영 서울대학교 교수는 “공사비와 사업비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완전히 신설되는 GTX-D 노선 같은 경우 김포에서 강남, 잠실 쪽까지 연결하게 되면 어림잡아도 사업비가 10조원이 넘어가게 된다. 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그리고 경제성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 후에 추진 단계에서 반영이나 조정이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GTX-D 노선 등 2기 신도시 광역교통 계획에 대해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광역교통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에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 내용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건 아쉽다”며 “제4차 철도망 계획 안에 포함된 내용이 광역권 교통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고 저 자신도 아쉬움이 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2기 신도시의 경우 한참 전부터 입주가 되고 있지만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포함된 도로나 철도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며 “3기 신도시는 서울과 근접해서 계획됐기 때문에 기존 교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생뚱맞게 끼어있는 2기 신도시에 대해선 진단이 필요하다. 그 부분과 관련된 광역교통 계획 부분은 조속히 추진하는 게 신도시 입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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