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당초 계획과 달리 김포-부천만 잇기로
"서울 못 가면 무슨 의미가 있나" 반발
국민청원 쇄도, 주민들 집단행동 예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관련 민원. 해당 글은 25일 오전 기준 2만44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신설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두고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김포와 부천만 잇기로 해 ‘김부선(김포-부천선)’이라는 별칭까지 생긴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서울까지 이어달라’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서부권 GTX 신설사업을 포함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2016~2025년)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GTX-D 노선은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건설된다. 이대로 노선이 신설될 경우 김포에서 부천까지 이동시간은 69분에서 15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총 연장은 약 20㎞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인천시와 경기도가 건의했던 노선에 비해 대폭 축소된 규모다. 당초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김포를 양 기점으로 하는 ‘Y’자 형태 110㎞ 길이 노선을, 경기도는 김포에서 강남을 지나 하남까지 잇는 68㎞ 길이 노선을 건의한 바 있다.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투자 규모를 적절히 안배하는 차원에서 GTX-D 노선을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Y자 형태로 노선을 계획하면 공항철도와 수요가 중복되고 노선을 강남까지 연장하면 9호선과도 노선이 중첩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까지 직결되는 노선을 기대했던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김포와 부천을 오가는 노선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는 GTX-D 노선 계획 발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발표된 GTX-D 노선에 유감을 표명하며 서부지역 주민을 무시한 발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총연합회는 “검단신도시와 한강신도시는 계획 인구수가 각 18만명·15만명으로 합산 약 35만명에  이르는 거대 2기 신도시”라며 “하지만 수도권 인구 분산을 위해 조성된 신도시라는 말이 무색하게 뚜렷한 계획이나 발표 없이 지금도 극심한 교통난을 인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단신도시와 한강신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도시는 서울 중심으로 연결되는 지하철은 물론이고 GTX와 수서고속철도(SRT) 등 직결 노선이 존재하거나 계획 중이기 때문에 지역 간 균형발전 및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한강신도시와 검단신도시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연결되는 GTX-D 노선을 반영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관련 글이 쇄도하고 있다.

‘제4차 국토망 구축계획 2기 신도시 검단·김포한강신도시는 버리는 신도시입니까’라는 제목의 글 작성자는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는 서울 강서지역과 가깝다는 특성으로 서울에 생활권을 둔 국민들이 분양을 받아 보금자리로 거주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서울로 직결되는 변변한 지하철 노선 하나 없어 같은 2기 신도시인 판교·동탄·광교신도시는 물론 시·도 지자체에서 지정해 개발한 남양주 다산이나 하남 미사신도시보다도 열악한 교통 환경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동부권 신도시들은 국가와 지자체 관심 속에 점차 편리한 교통환경을 누리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서부권 신도시 주민들만 이런 교통 지옥을 경험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서울과 직결 노선이 없는 2기 신도시는 김포 한강과 검단신도시가 유이한데 이런 차별된 현실 속에 정말 답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25일 오전 기준 2만44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외에도 GTX-D 노선 관련한 국민청원 글의 총 서명인원을 합하면 3만3600여 명에 이른다.

주민들의 반발감은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 검단·경기 김포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GTX-D 노선 계획을 규탄하기 위해 관련 정치인들에게 18원을 후원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같은 당 진선미 의원, 김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같은 당 박상혁·김주영 의원 등을 대상으로 욕설을 연상시키는 18원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정하영 김포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규탄하는 ‘릴레이 1인 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인천 검단·김포 한강신도시 총연합회도 “오는 28일 국토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겠다”며 “연대를 통해 모든 수단을 동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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