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대어급 IPO 이어져 VS 미 연준 서너 차례 금리인상
21일, 110조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 청약금이 투자자들에게 환불됐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연합뉴스
21일, 110조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 청약금이 투자자들에게 환불됐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최인혁 기자] 역대급 청약이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이 19일 끝남에 따라 21일부터 청약증거금 환불이 진행됐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회수된 자금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110조원에 달하는 환불금이 어디로 움직이는 가에 따라 증권시장의 부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증권시장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대어급 기업공개(IPO)에 참여하기 위한 실탄(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투자자들이 자금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이탈했던 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으로 향할 것이란 의견은 크게 두 가지 배경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우선의 이유는 결국 수혜주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역대급 공모 기록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선 배터리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이에 관련 업종에 대한 가치 재평가도 함께 이루어져 증시 부진에도 불구 배터리 업종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2차전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하기 위해 SK아이이테크노롤지·삼성SDI·포스코케미칼 등을 중심으로 재투자에 나설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 환불금이 매수세에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가총액이 100조원에서 12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공모가(30만원) 기준으로 70조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적정주가까지는 최소 42%에서 최대 74%가량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 투자매력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달한다고 가정해도 경쟁사인 중국의 CATL에 비하면 여전히 저평가된 수준이다. 증권사의 한 전문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는 CATL에 비해 약 50% 할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공모를 놓친 투자자들이 환불금을 활용해 추격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배경은 다음 IPO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할 것이란 예측이다. 오는 25일부터는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회사들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질 전망이다. SSG닷컴·카카오엔터테인먼트·현대오일뱅크 등 시총 10조를 상회하는 10조 클럽의 기업공개가 이어진다. 

따라서 변동성이 커진 증권시장으로 복귀하기 보단 한발 물러나 따뜻한 훈풍이 불어올 공모주들을 지켜보며 점진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환불금이 증권시장을 벗어날 것이란 의견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1월 말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의 가속화와 금리인상 규모 등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FOMC에 대한 경계감으로 글러벌 증시가 연일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변동성 큰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불어 이번 IPO에는 빚투와 영끌도 한 몫을 했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던 이틀간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고가 7조원을 넘었다. 또한 시중의 요구불예금도 3조원이나 감소했다. 여유자금 대신 가용 가능한 자본을 끌어다 쓴 것이다. 따라서 상당부분의 환불금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서너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위험성이 높아진 증시보다 금리인상에 맞춰 상승하는 예·적금의 수익률을 노릴 것이란 이야기다. 

따라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우위를 점해 은행으로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KB증권의 김민규 연구원은 “대형 IPO에 몰렸던 개인자금(환불금)은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납입 전 관련업종의 주가가 하락한 경우에는 해당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났으며 낙폭과대 여부에 따라 청약 환불금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다”고 밝혔다. 재투자를 통해 증권시장에 녹아들 것이란 의견과 금리를 고려해 은행으로 간다는 의견이 팽팽한 셈이다. 

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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