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청약 열기 예년만 못해…매매시장도 하락 전환
대출 규제·공급물량 증가로 시장 한파 강해져
전문가 "숨고르기 필요…하락 방어 가능할 것"
인천 송도 아파트. /연합뉴스
인천 송도 아파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인천이 올해는 초반부터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대출 규제와 함께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공급물량으로 매매시장과 청약시장 모두 고전하는 분위기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럭스오션SK뷰’는 전체 16개 주택형 중 9개 주택형에서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현행 주택공급규칙에 의하면 투기과열지구는 신규 아파트 청약 예비당첨자 수를 공급물량의 5배까지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차순위로 넘어가 청약자를 추가 모집하게 된다.

송도럭스오션SK뷰는 전용면적 84㎡형 전체와 137·139·141㎡T형에서 예비당첨자를 확보하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게 됐다. 평균 청약 경쟁률도 1114가구 모집에 4664명이 신청해 4.2대 1을 기록,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송도는 인천에서도 뜨거운 지역 중 하나였지만 최근 들어 열기가 식고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는 청약 신청 당시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렸지만 당첨자 정당계약에서 35%가량인 530여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최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도 경쟁률이 9대 1 수준에 머물렀다.

매매시장에서도 하락세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7일 기준) 인천 아파트값 변동률은 -0.02%로 전주 –0.04%에 이어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체 8개구가 모두 하락으로 돌아섰다.

인천 아파트값이 하락한 건 지난 2019년 8월 셋째 주 이후 약 2년 5개월(897일) 만이다.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한 송도럭스오션SK뷰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제공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한 송도럭스오션SK뷰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제공

인천은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던 지역이다. 부동산원 기준 지난해 누적 상승률 24.51%, 부동산R114 기준 34.52%로 17개 시·도 통틀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는 건 비단 인천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최근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함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등 전국적으로 시장이 침체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다만 인천은 지난해에 비해 공급물량이 대폭 많아진 점이 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인천 입주물량은 3만7907가구로 지난해(1만9258가구)보다 2배가량 늘었다.

특히 송도를 끼고 있는 연수구는 지난해 입주물량 228가구에서 올해 752가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는 지난해 상승폭이나 올해 늘어난 입주물량을 고려했을 때 인천 지역에 하락 요인이 뚜렷한 건 사실이지만 이를 상쇄할 호재도 갖추고 있어 예상만큼 하락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간 상승폭이 과하게 크면 일정 부분 숨고르기가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올해 입주물량도 많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쉬어가는 흐름으로 연결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송도와 청라, 영종을 중심으로 한 경제자유구역과 계양테크노밸리, 검단신도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 이슈가 반복되고 있고 여전히 서울·경기 등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수요자 접근이 용이한 만큼 가격 하락에 대한 방어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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