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 24일 이란 2-0으로 꺾고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선두 도약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 토너먼트 진출 목표
4월 2일, 운명의 조 추첨 후 본선 전략 구상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이란을 완파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올라섰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이란을 완파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선두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벤투호가 24일 홈에서 '중동의 맹주' 이란을 2-0으로 꺾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선두로 올라섰다. 최종예선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전체 성적은 7승 2무 13득점 2실점 승점 23이다. 친선경기까지 범위를 넗히면, 최근 7연승에 14경기 12승 2무를 기록했다. 지는 법을 잊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탈아시아급'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내용도 준수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다. 5연승(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동안 실점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12일(이하 한국 시각) 이란과 원정 경기 후반 31분 실점 후 골문을 굳게 걸어잠갔다. 경기 정규시간 기준으로 무려 464분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종예선 9경기에서 무려 7번이나 클린시트를 만들었다. 돌아보면 이번만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편하게 통과한 적은 없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3승 2무 5득점 1실점)보다도 성적이 더 낫다. 

벤투호의 낮은 실점률의 원동력은 특유의 후방 빌드업 스타일이다. 골키퍼까지 포함해 수비수들이 간결한 패스로 전진하는 게 벤투호가 추구하는 밑그림이다. 파울루 벤투(53) 감독 부임 초반 다소 불안하기도 했지만, 후방 빌드업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단단해졌다. 위험 지역에서도 짧은 패스로 탈압박에 성공하며 상대를 지치게 만들고 기회를 잘 살렸다. 

벤투호는 24일 이란전에 4-1-4-1에 가까운 기본 전형을 사용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벤투호는 24일 이란전에 4-1-4-1에 가까운 기본 전형을 사용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한국은 이란전에 베스트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부상으로 인해 주축 선수 몇 명이 이탈했다. 특히 벤투호 공수 연결고리 구실을 하는 황인범(26·루빈 카잔)의 공백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벤투 감독은 플랜B를 가동해 문제를 해결했다. 4-1-4-1 전형을 구축했다. 정우영(33·알 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잘 수행했고, 이재성(30·FSV 마인츠)이 활동폭을 넓히며 공수에 걸쳐 존재감을 드러냈다. 

피지컬과 기술 모두 아시아 최정상급인 이란을 상대로 클린시트 완승을 거뒀으나 숙제도 발견했다.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수비에서 여러 차례 실수가 나온 게 옥에티다.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미스가 발생해 위기를 몇 번 맞이했고, 기본적인 터치 미스로 상대에게 기회를 헌납하기도 했다. 이란 공격수들의 강력한 압박을 전반적으로 잘 피했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여기에 경기 시작 직후와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선제골 직후 집중력이 떨어지며 찬스를 내준 것도 짚어야 할 부분이다. 

벤투 감독의 지금까지 운영으로 볼 때, 월드컵 본선에서도 기본적인 스타일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꽤 오랜 시간 팀의 완성도를 높였기에 기대가 크다. 하지만 본선에서 만나는 팀들은 확실히 수준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후방 빌드업의 안정감과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하고, 강한 압박과 공격력을 갖춘 팀을 상대로 하는 또 다른 전술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4월 2일 운명의 조 추첨 후 본선 상대가 정해지면, 지금과 또 다른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기본을 지키면서 더 강한 상대를 꺾을 수 있는 '월드컵 본선 밑그림'을 잘 그려야 토너먼트 진출 이상의 성적을 바라볼 수 있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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