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 이대호, '국민타자' 이승엽 넘어 2843안타
그의 마지막 꿈은 가을야구 진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넘고 KBO리그 데뷔 선수 기준 프로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넘고 KBO리그 데뷔 선수 기준 프로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또 하나의 대업을 완성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KBO리그 데뷔 선수 기준 프로 통산 최다 안타 종전 기록 보유자였던 '국민타자' 이승엽(46·은퇴)의 2842안타를 넘어섰다. 21년간의 선수 생활을 끝내는 마지막 시즌에 세운 기록이라 의미가 배가됐다.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은 LG 트윈스에서 '원 클럽맨'으로 활약했던 박용택(43·은퇴)이 가지고 있다. 2002년 데뷔한 그는 2020년 은퇴까지 2504개의 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범위를 확장하면 순위가 달라진다. 한국에서 2156안타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친 686개의 안타를 합친 이승엽이 프로 통산 가장 많은 안타를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 순위도 14일부로 바뀌었다.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가 해당 기록을 추월했다.

이대호는 1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초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를 뽑고 9회초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2개의 안타를 쳐 KBO리그에서 통산 안타 개수를 2147개로 늘린 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74안타와 일본프로야구에서 622안타를 모두 합쳐 프로 통산 2843안타를 달성했다. 한·미·일을 통틀어 프로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가 됐다.

공교롭게도 그에게 8월 14일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날짜다. 정확히 12년 전인 2010년 8월 14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야구계에 전례 없는 대기록을 세웠다. 비록 이 부문은 비공인 기록이지만 미국과 일본에서 비중 있게 보도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이대호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제 남은 건 가을야구에서 뛰는 것이다. /연합뉴스
이대호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제 남은 건 가을야구에서 뛰는 것이다. /연합뉴스

불혹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다. 그를 설명할 단 하나의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2010년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을 휩쓰는 괴력을 과시했다. 한·미·일 프로리그에서 뛴 유일한 한국인 선수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성적도 빼놓을 수 없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금메달,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을 거머쥐었을 때 늘 자리를 지켰다.

이대호의 땀과 노력은 이승엽에 이어 KBO리그 공식 은퇴투어 2번째 선수로 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전성기 때도 황혼기 때도 그의 방망이는 여전히 불을 뿜고 있다. 그는 130안타(13홈런) 58타점 37득점 타율 0.324를 기록 중이다. 현역 마지막 시즌임에도 최다 안타 부문 6위, 타율 4위 등을 쓰고 있다.

3000안타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산술적으로 계산해 볼 때 2891안타까지 기록을 늘릴 수 있다. 명실상부 한국 야구의 전설이 된 그에게 더 이상의 기록 달성은 무의미하다. 개인 성적으론 이미 모든 고지를 밟은 그다. 이제 남은 건 가을야구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거인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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