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심준석, 메이저리그 도전 선택
송재우 해설위원 "분명 미국에서 통할 재능"
'최대어' 심준석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택했다. /연합뉴스
'최대어' 심준석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택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올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던 우완 심준석(18·덕수고)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행을 최종 확정했다. 안정보다 모험을 택했다. MLB 내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는 등 빅리그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고, 자신의 꿈을 이어가기로 했다. 심준석의 미국 무대 도전 공식화로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 이글스를 포함해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등 앞쪽 순번에 있는 팀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심준석이 2023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6일 드래프트 신청서 제출 마감일이었지만, 신청 선수 명단에서 심준석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했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미국 무대 도전이었다.

심준석은 윤영철(18·충암고), 김서현(18·서울고)과 함께 고교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키 195cm, 체중 103kg의 빼어난 신체조건을 지녔고, 고교 1학년 때부터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뿌려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 등을 고루 섞어 던지며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심준석을 뽑기 위해 "9위를 하느니 차라리 10위를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탄탄대로를 밟으며 성장할 것처럼 보였던 심준석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제구력이었다. 강력한 구위를 가졌지만 이따금씩 흔들리는 제구가 문제다. 올 시즌 볼넷 22개와 몸에 맞는 공 12개를 기록했다. 12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5.14로 부진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 올해 초 허리 근육통에 최근에는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로 대통령배를 다 소화하지 못했다.

심준석이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연합뉴스
심준석이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본지 논평위원은 "(빅리그 도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체격 조건도 하드웨어도 좋은 선수다. 만약 한국에 남았다면, 심준석을 뽑는 구단은 '우리가 (완성형 선수로) 만들자'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선수가 미국행을 결정한 건 국내에서 평가절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4년 정도 마이너리그에서 담금질을 하고 좋은 투수 코치를 만난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구력 불안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다만, 똑같은 선수를 두고도 빅리그 30개 구단의 평가는 다 다르다. 지금의 제구 문제가 성장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폼 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분명 통할 거라고 본다"고 힘줬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심준석이 미국행을 확정 지으면서 올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 역시 방향을 틀게 됐다. 심준석에 다음 가는 최대어는 우완 김서현이다. 김서현 역시 시속 150km 중반대 공을 던지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할 수 있다. 한화 역시 심준석 다음으로 살펴봤던 선수다. 좌완 윤영철, 우완 신영우(18·경남고), 우완 김유성(20·고려대), 내야수 김민석(18·휘문고)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1순위 한화는 김서현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야구계에선 한화가 김서현을 지명하면 KIA는 윤영철을, 한화가 윤영철을 뽑으면 KIA는 김서현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의 선택은 2순위 KIA에 영향을 끼친다. 이변이 없다면 김서현 또는 윤영철을 호명할 것으로 보인다. KIA도 밑그림은 그려놓았다. KIA 권윤민 스카우트 팀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심준석이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는 말은 전부터 계속 들어왔다. 우리도 그걸 감안하고 선수들을 체크했다. 지금 당장 '누구를 지명하겠다'고 언급할 순 없지만 누구를 뽑을지 어느 정도 방향은 잡았다"고 전했다.

심준석의 빅리그 도전으로 3순위 롯데가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심준석이 KBO리그로 향할 경우 윤영철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빅3'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역 팜 출신 신영우가 있지만 일각에선 야수를 지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후보로는 김민석과 포수 김범석(18·경남고)이 거론된다.

우완 김유성의 지명도 관심을 끈다. 2020년 드래프트 당시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과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명이 취소됐다. 이후 대학에 진학해 2학년인 올해 얼리 드래프트로 재도전에 나선다. 실력은 출중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안우진(23) 역시 뛰어난 실력에도 과거의 학폭 사실로 인해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다.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하지만 비판을 감수하고 그를 지명할 팀이 어디일지 관심을 끈다.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는 9월 15일 열린다. 지난 2019년 7월 개최된 제4차 이사회 결과에 따라 1차지명 제도 폐지 및 전면 드래프트 재전환 이후 처음 진행된다. 판을 흔든 심준석이 떠난 시점에서 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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