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핵심은 팬 퍼스트 정책
고객경험관리 시스템 눈길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단이 장충체육관 앞에서 팬 서비스를 하고 있는 모습. /우리카드 제공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단이 장충체육관 앞에서 팬 서비스를 하고 있는 모습. /우리카드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장충이’란 팬 애칭이 생긴 만큼 선수들도 잘 하겠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의 팬들은 열정이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부 열성 팬들은 선수단과 스태프를 위해 장충체육관 앞으로 커피차를 보내기도 한다. 우리카드 구단은 지난달 공모 이벤트를 열고 팬 애칭으로 ‘장충이’를 택했다. 나경복(29)을 비롯한 선수들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장충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규리그를 3위(19승 16패·승점 55)로 마무리한 우리카드는 22일 홈인 장충체육관에서 4위(17승 19패·승점 53) 한국전력과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벌인다. V리그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 이하면 준PO를 연다.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준PO에서 대결한다.

◆ 핵심은 팬 퍼스트 정책

우리카드는 정규리그에서처럼 성적과 마케팅을 모두 잡으려 한다. 2018-2019시즌 이후 5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특히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최고 인기 구단이 됐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홈 평균 관중 2589명(좌석 점유율 약 77%)을 기록해 남자부 평균 약 1500명보다 무려 1000명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자부 최다관중 1~5위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였다.

'팬 퍼스트' 정책이 핵심 비결이다. 구단은 2019-2020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팬 및 관중의 구매 성향과 판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설문 조사와 팬 만족도 조사로 팬의 니즈(Needs)를 찾아내고, 마케팅에 적용했다.

우선 특별한 혜택을 원하는 팬들을 위해 200만 원 상당의 초고가 ‘프리미엄 멤버십’을 선보였다. 출정식 초청, 주차 공간 사용, 1층 플로어 좌석 부여 등 혜택을 제공했다. 프리미엄 멤버십은 5분 만에 매진되며 인기를 자랑했다. 팬들이 원하는 유니폼, 선예매권으로 구성된 ‘베이직 멤버십’은 639개(남자부 최다)가 판매됐다. 그 결과 팬들의 경기장 재방문이 높아졌다.

우리카드가 새롭게 만든 스페셜 좌석 모습. /우리카드 제공
우리카드가 새롭게 만든 스페셜 좌석 모습. /우리카드 제공

스페셜 좌석도 새롭게 만들었다. BOX 테이블석은 티켓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찾아낸 비선호 좌석을 대상으로 했다. 황승빈(31), 김지한(24) 등 인기 선수와 스킨십 이벤트, 방문 횟수에 따른 포토카드 증정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기존 평균 좌석 점유율이 65%였지만 올해는 선예매 때 조기 매진됐다.

팬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특별한 팬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2022-2023시즌 관람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팬을 찾아내 선물을 증정했다. BOX 테이블석 15회 연속 구매한 팬들에겐 황승빈, 김지한의 실착 유니폼을 전달했다. 8일 정규리그 홈 마지막 경기에선 18경기 연속 관람한 팬 9명을 대상으로 선물을 주고 선수들과 단체 사진을 찍는 추억을 선사했다.

◆ 고객경험관리 시스템 눈길

우리카드는 고객경험관리(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기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 구단이다. 마케팅에서 고객경험관리와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는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은 다른 개념이다. 고객경험관리는 고객의 거래 내역과 구매 패턴을 분석하는 고객관계관리의 개념을 넘어 고객이 특정 브랜드를 경험하는 모든 상황과 심리적 과정까지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걸 의미한다. 즉 고객경험관리는 고객관계관리보다 더 고도화된 개념이며 더 고객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고객경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우리카드는 입장부터 퇴장까지 철저한 분석으로 팬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팬들이 가장 원하는 부분인 선수들과 스킨십을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후 행사를 기획했다. 동대입구역부터 시작되는 포토존뿐 아니라 2층 출입구에서 응원단의 환영 이벤트를 열어 참여하는 팬들 대상으론 선수 입장 시 하이파이브 기회를 제공했다. 경기 후엔 퇴근길 이벤트를 진행해 선수와 팬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5년 연속 봄 배구에 진출한 우리카드 선수단. /우리카드 제공
5년 연속 봄 배구에 진출한 우리카드 선수단. /우리카드 제공

응원에서도 팬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2세트 종료 후엔 코요태의 곡 ‘우리의 꿈’을 핸드폰 플래시와 함께 떼창으로 진행해 우리카드만의 시그니처 응원 문화로 자리 잡았다. 불편 사항이던 부족한 먹거리도 경기장 2층에 입점한 커피 매장과 협업해 개선했다.

구단은 연고지 밀착 마케팅도 실시했다. 우리카드는 연고지 서울과 배구의 강렬한 이미지를 함께 표현한 '스파이크 더 서울(Spike The Seoul)'이란 슬로건을 사용 중이다. 지난해 12월엔 서울의 정체성, 크리스마스의 이미지를 담아 크리스마스 특별 유니폼인 '크리스마스 인 서울(Christmas in Seoul)'을 선보였다. 나경복은 '경북궁', 황승빈은 '서울숲', 김지한은 '남대문' 등 서울의 명소 이름을 유니폼에 새기고 뛰었다. 구단 관계자는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가 된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과 같이 장충체육관에 팬들이 가득 찰 수 있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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