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GC, 캐롯 99-43으로 완파
프로농구 역사상 최다 점수 차이 승리
캐롯, PO 역대 최소 득점 불명예 기록
안양 KGC 인삼공사가 고양 캐롯 점퍼스에 56점 차 승리를 거뒀다. /KBL 제공
안양 KGC 인삼공사가 고양 캐롯 점퍼스에 56점 차 승리를 거뒀다. /KBL 제공

[안양=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KGC는 1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캐롯 점퍼스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 1차전에서 99-43로 이겼다. 역대 4강 PO는 50차례 진행됐다. 이 중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 진출한 경우는 39회다. 확률로 환산하면 78%에 달한다.

아울러 KGC는 이날 완승으로 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56점 차 승리는 프로농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PO,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 최다 점수 차이다. 종전 기록은 2014-2015시즌 정규리그에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현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가 서울 삼성 썬더스에 100-46으로 이긴 게 최다 차이 승리였다.

KGC는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오마리 스펠맨(26·미국)이 펄펄 날았다. 22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아울러 박지훈(28)이 15득점 7리바운드, 한승희(25)가 14득점 6리바운드, 배병준(33)이 13득점 6리바운드, 정준원(34)이 12득점, 변준형(27)이 10득점을 쌓으며 힘을 보탰다.

반면 역대 최다 점수 차이 패배의 쓴잔을 마신 캐롯은 또 하나의 불명예를 쓰게 됐다. PO 역대 최소 득점을 마크했다. 종전 기록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2012년 3월 21일·원주 DB 프로미전 50-70 패)와 서울 삼성 썬더스(2013년 3월 25일·인천 전자랜드전 50-70 패)가 기록한 50점이었다.

오마리 스펠맨은 22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KBL 제공
오마리 스펠맨은 22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KBL 제공

경기 전 만난 김상식(55) KGC 감독은 “저희는 2주 동안 경기가 없었다.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또한 오펜스 리바운드와 디펜스도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자신감 있게 하자’고 주문했다”며 “요즘 이정현의 기세가 너무 좋다. 그러나 저희는 상대방에게 맞추기보다는 저희 위주로 갈 것이다. 그렇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승기(52) 캐롯 감독은 “쉽지는 않을 거다. 솔직히 멤버 구성상 절대 못 이긴다고 봐야 한다. 일단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써볼 것이다. 여러 가지를 해봐야 한다”며 “1차전에서 맞붙어보고 어떻게 나오는지 볼 것이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있다.  1차전을 실패하더라도 2차전을 잘 준비하면 된다”고 내다봤다.

KGC는 1쿼터 초반부터 점수 차이를 벌여나갔다. 배병준과 스펠맨의 3점포가 연속 포로 터졌다. 4분46초가 남은 시점에서 캐롯의 이정현(24)이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갔다. KGC는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점수 차이를 더 벌렸다. 리바운드도 탄탄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나오는 스틸도 일품이었다. 스펠맨의 10득점과 오세근(36)의 6리바운드에 힘입어 27-9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20점 차이의 리드를 안은 KGC는 안정적인 패스 플레이를 앞세워 조금씩 더 멀리 달아났다. 캐롯의 매서운 반격도 잘 이겨냈다. 특히 박지훈, 한승희, 정준원의 활약이 빛났다. 각각 7득점, 6득점, 5득점을 쌓으며 27점 차 리드에 힘을 보탰다. KGC는 52-25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고양 캐롯 점퍼스는 불명예 기록을 2개나 썼다. /KBL 제공
고양 캐롯 점퍼스는 불명예 기록을 2개나 썼다. /KBL 제공

KGC는 3쿼터에도 분위기를 절대 내주지 않았다. 변준형과 배병준의 3점포가 터지며 65-28로 37점까지 점수 차이를 벌렸다. 1분2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스펠맨의 덩크슛이 작렬했다. 안양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KGC는 3쿼터를 압도했다. 무려 32득점을 뽑아냈다. 84-36으로 48점 차 리드를 거머쥔 채 3쿼터를 끝냈다.

4쿼터에도 KGC의 공격 열기는 식지 않았다. 렌즈 아반도(25·필리핀)의 덩크슛으로 4쿼터의 포문을 열었다. KGC는 4쿼터 중반에 56점까지 점수 차이를 벌리기도 했다. 남은 시간은 무리하지 않고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끝내 99-43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만난 ‘승장’ 김상식 KGC 감독은 “준비한 대로 잘 됐다. 선수들에게 ‘경기 초반 리바운드를 많이 뺏기자 말자’고 주문했다. 선수들이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을 잘 해줬다. 덕분에 공격도 잘 풀렸다”며 “식스맨들도 들어가서 너무 잘해줬다. 식스맨들이 그간 많이 뛰지 못했다. 잘 풀릴 것 같아서 경기 투입 시간을 오래 끌고 갔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패장’ 김승기 캐롯 감독은 “팬분들게 열정적인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따라가려고 끝까지 하다 보면 2차전은 더 망가질 것 같았다. 그래서 체력 안배를 시켰다”며 “2차전에는 총력전으로 나간다. (전)성현이 감을 잡았다. 2차전에 선발로 나간다. 오늘 저희는 정면 승부를 했다. 그러나 2차전에는 확 바꿔서 나올 것이다”고 2차전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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