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산업부 65조 원 지원...2027년 세계 1위 탈환 목표
삼성디스플레이, 확장현실 게임기기용 올레드 패널에 주력
LG디스플레이는 투명·차량용 올레드를 미래 전략으로
왼쪽부터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CTO, 김용재 삼성전자 부사장 등 관계자가 18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에서 열린 무기발광산업 육성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왼쪽부터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CTO, 김용재 삼성전자 부사장 등 관계자가 18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에서 열린 무기발광산업 육성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양대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 을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에 5년 동안 65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마이크로 올레드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높은 생산단가와 수율 한계 등으로 인해 양산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민간 기업의 올레드(OLED) 생산라인 증설 및 연구개발에 5년 동안 65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와 특화단지 지정, 규제 완화, 1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 자금 투입 등으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7년 동안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중국 기업의 LCD 제품 저가공세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 순위는 중국(42.%)이 1위, 한국(36.9%)은 2위, 3위는 대만(18.2%)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전략적으로 철수한 뒤 올레드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 두 기업은 세계 올레드 시장점유율 80%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과 대만 등 국가도 올레드는 물론 차세대 프리미엄 올레드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2027년까지 세계 1위 탈환, 세계시장 점유율 50% 달성, 경쟁국과 기술격차 5년 이상, 소부장 자립화율 80% 이상, 전문인력 9천 명 양성 등 핵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업계와 힘을 합해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디스플레이가 ICT 시장의 혁신을 견인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역할이 커지고 있는 데다 경쟁국들도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다”며 “당면한 과제를 민관이 함께 대응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특히 차세대 패널 분야로 꼽히는 투명, 확장현실(XR),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3대 디스플레이 신시장 창출을 적극 지원해 올레드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3대 융복합 시장의 매출은 2022년 9억 달러에서 2027년 150억 달러로 약 17배 성장할 수 있도록 실증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시장 육성에 앞으로 5년간 약 74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차세대 프리미엄 올레드 사업 확장에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미래 먹거리로 XR 기기용 마이크로 올레드 점찍어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지시각 17일 미국 마이크로 올레드 업체 이매진을 2억18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합병은 올해 하반기 안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매진은 2001년부터 마이크로 올레드를 생산하기 시작해 다양한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항공기 헬멧부터 시작해 가상현실, 확장현실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매진 기술 중 특히 적·녹·청(RGB) 기반 다이렉트 패터닝이라는 기술은 기존 올레드보다 낮은 전력에 화면 밝기가 더 높은 것으로 소개돼 있다. XR 디스플레이는 눈에 밀착해서 착용하는 만큼 실감나는 체험을 위해선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RGB 기반 다이렉트 패터닝 기술 경쟁력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마이크로 올레드는 기존 올레드보다 작고 더 정교한 구동회로 실리콘웨이퍼를 사용한다. 실리콘웨이퍼를 착용해 올레도스라고도 불리는데 섬세한 표현력을 요구하는 XR 기기 등에 주로 탑재된다.

XR 기기 시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8년 XR 기기 출하량이 1조3900억 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메타버스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메타버스플랫폼 장치가 화두인데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한 적 있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업체를 인수하는 것에 앞서 삼성전자와 연구개발 및 양산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충남 아산에서 마이크로 올레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고, 삼성전기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전문 팀을 구성해 올해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XR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부의 적극 지원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앞으로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XR 기기용 패널의 성능을 검정하기 위한 테스트 환경 조성, 제조물류 등 분야를 대상으로 실증 R&D 지원 등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이번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패널, 소부장, 콘텐츠, 세트기업 등으로 이뤄진 민관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이 얼라이언스는 XR 시장 활성화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는 투명 올레드와 차량용 올레드에 집중

투명 올레드는 금속을 10나노 미만으로 얇게 펴면 투명해지는 원리를 이용해 투명도가 40%에 이르도록 만든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에 40% 수준이었던 투명도를 2023년에 45%로, 2030년에는 7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투명 올레드의 투명도가 70%까지 올라가게 되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과 전시관, XR용 디스플레이 등 여러 시장에서 이용률이 올라갈 수 있다. 심지어 제조 공정 기술력이 올라가고,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까지 내려가면 일반 가정, 노점에서도 이 투명 올레드를 이용해 정보 공유 및 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정부와 손잡고 전문 연구팀을 구성해 투명 올레드 개발에 성공했다. 아직까지는 번인현상 등 해결하지 못한 단점들도 있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첨단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는 확실한 장점을 기반으로 향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성장 사이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LG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전략 분야로 자리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차량용 올레드는 고객사 수요에 맞춰 생산 계획을 대응할 수 있어 업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주형 사업으로 분류된다. LG디스플레이의 전략적 사업으로 선택된 이유 중 하나다. LG디스플레이는 30인치 차량용 올레드 상용화를 시작으로 향후 대시보드 전면을 채울 수 있는 50인치 올레드까지 제품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올레드 장점을 기반으로 한 투명 올레드, 차량용 올레드 사업에서 고객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에 따르면 투명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산업과 접목하는 실증 R&D에 약 1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박물관과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에 실증해 전시, 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수요를 발굴하는 것과 동시에 성능, 내구성 개선에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올레드, QD, 마이크로 LED 등 핵심 기술 3개와 관련 소부장 기술 2개를 조세특례제한법 상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투자부담을 대폭 낮춰주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 주요 금융기관은 패널시설 투자, 디스플레이 장비 제작자금 등에 약 9천억 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국가첨단산업법에 따른 첨단전략 세부기술 분야를 신속히 선택, 확정하고 디스플레이 특화단지 지정을 적극 검토해 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 등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노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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