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부세종청사 첫 출근
체육계 반 카르텔 기대감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5년 전 한 스포츠 신문은 ‘역도 선수 장미란’을 두고 “인상과 달리 여성스럽다”고 표현했다. 실제 사석에서 만난 한 체육 관계자는 “상당히 차분한데다가 인성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귀띔했다.

장미란(40)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2차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첫 출근을 하면서 체육계는 많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장미란 신임 차관은 현역 시절 ‘공부하는 운동 선수’로 유명했다. 세계역도선수권에서 4연패(2005·2006·2007·2009년)를 이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2008년 베이징), 은메달(2004년 아테네), 동메달(2012년 런던)을 모두 획득한 그는 선수 생활 중 태릉선수촌 내 영어 수업을 꼬박꼬박 들었으며 쉴 땐 책을 손에 쥐고 살았다고 한다. 체육학 석·박사 등 배움과 학위에도 관심이 많았다.

체력과 현장 경험, 추진력을 갖춘 데다 조곤조곤 할 말을 하는 장미란 차관은 체육계 안팎에서 ‘문무겸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윤석열(63) 대통령이 강조한 ‘반(反) 카르텔’을 주도할 적임자로 꼽힌다.

장미란 문체부 신임 2차관. /대통령실 제공
장미란 문체부 신임 2차관. /대통령실 제공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체육계에도 이권 카르텔이 존재한다. 최근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U대회) 조직위원회 구성과 인사를 놓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갈등을 빚은 것도 결국 이권 충돌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체부 차관 자리에 엘리트 스포츠인 출신이 선임된 건 그래서 더 의미 있다. 국가대표를 지낸 엘리트 스포츠인이 차관에 선임된 건 2013년 '한국 사격의 전설' 박종길(77) 문체부 2차관, 2019년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56) 문체부 2차관에 이어 3번째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는 최초다. 이해 충돌 지점에 극약처방을 내려 정면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읽힌다.

첫 출근한 장 차관은 “기대가 크셔서 마음이 무겁다. 막중한 임무를 맡아 많이 부담스럽지만, 맡겨주신 만큼 열심히 해 그 이상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선수 시절 하루에 든 무게만 5만kg에 달하던 장 차관은 “역도는 정직한 운동”이라고 강조해왔다. 훈련한 만큼 중량을 늘려가며 결과를 내는 게 역도다. 정직함과 성실함, 우직함을 잘 나타내는 종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장 차관에게 기대하는 바도 역시 그러한 덕목들이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의 역사(力士)로 꼽히던 장 차관은 이제 체육계 역사(歷史)를 새로 쓸 일만 남았다.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박종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