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향후 글로벌 탑티어들 간에 ‘AI 개인비서’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앞으로 3~5년 후에는 개인별로 AI 개인비서를 2~3개씩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을 쓸지, 네이버를 쓸지 SKT를 사용할지 고민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 SK텔레콤 유영상 사장

SK텔레콤이 자강과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은 26일 오전 10시 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T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의 단계로 묶어낸 전략이다.

SKT 유영상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AI 인프라·AIX·AI서비스 등 3대 AI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겠다”면서 “‘AI 피라미드 전략’은 SKT의 지향점인 ‘글로벌 AI 컴퍼니’까지 실현 시켜 줄 열쇠다.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33%로 확대하고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 AI 인프라: AI 기술 혁신, AIX: 모빌리티·AI헬스케어 영역 확장

AI 피라미드 제일 하단에 위치한 ‘AI 인프라’ 영역은 SKT의 첨단 기술 역량이 집결된 영역으로,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 등이 해당된다. AI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공급 부족 현상과 전력 과다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 문제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SKT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 수소 연료전지와 같은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했다. 또한 여기에 더해 사피온의 NPU(Neural Processing Unit), 하이닉스의 HBM 등을 패키징해 더 높은 마진율을 내는 AI 호스팅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과 글로벌 CSP와의 관계, 로컬 파트너와의 보유 부지 등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확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T가 설립한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한다. X330은 경쟁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연산 성능 약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SKT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자사의 AI 기술 브랜드를 ‘에이닷엑스(A.X)’로 확정하고 초거대 언어 모델 이름도 ‘에이닷엑스(A.X) LLM’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SKT는 멀티 LLM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수십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자강(自强)’과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파트너사와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협력(協力)’ 등 다양한 라인업과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원) 투자를 집행했으며, 양사는 한국어, 영어, 독일어 등 다국어 LLM 개발을 통해 통신사 특화형 서비스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오픈AI와는 최근 생성형 AI 해커톤을 공동개최, 우수 사례는 향후 서비스 개발과 사업화 추진을 이어간다.

AI 피라미드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핵심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 동시에 모빌리티, AI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Ad.Tech) 등 SKT의 AI 역량을 인접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SKT는 마케팅, 고객센터에 AI를 접목하고, 네트워크 인프라를 AI 기반으로 운영할 시 효율성 증대에 따라 현재 대비 20~30% 이상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SK브로드밴드 Btv를 AI tv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예를 들어 개인화된 TV를 보여주는 ‘AI 큐레이션’, AI 에이전트와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AI 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SKT는 UAM(도심항공교통), AI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M&A를 통해 미디어, 애드테크 영역도 AI 혁신에 나선다.

◆ AI서비스: ‘나만의 AI 개인비서’ A. 출시… 세계 시장 공략

SKT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을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한다. AI 전화는 통화 맥락 이해와 추론을 기반으로 다양한 AI 서비스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해 통화 내용 요약도 제공한다. 통화 중 약속한 일정을 캘린더에 등록하거나 주소를 공유는 물론 실시간 통역 등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AI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에이닷은 기상, 출근, 취침 등 생활 전반에 AI를 결합할 예정으로 9월부터 AI 수면 관리, AI 뮤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면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협업해 호흡 데이터 기반으로 수면의 질을 분석하고 최상의 기상 시간에 알람을 받게 해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

SKT는 국내에서 검증된 AI 서비스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한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한 바 있다. 향후 통신사 특화 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Intelligence Platform)을 공동 개발한다.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는 전 세계 45개국에 걸쳐 약 12억명에 이른다.

SKT 김용훈 AI서비스사업부장은 “에이닷은 국내 최초의 LLM 기반의 AI 서비스다. 최근 많은 AI 기술들이 나왔지만 에이닷만큼 다양한 서브스가 연동된 케이스는 없다”면서 “그 사이 많은 시장의 변화가 있었고, SKT도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럼에도 에이닷은 통신사만의 노하우와 역량을 통해 고도화과정을 거쳤고, 분명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T 유영상 사장은 “AI 전쟁의 승부는 AI 개인비서에서 결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SKT가 잘할 수 있을까?”라며 “우리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에이닷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글로벌 버전도 별도 개발 중이다. 글로벌 텔코와 각사의 역량을 AI 개인비서에 녹여낸다면 충분히 차별성 있는 AI 개인비서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