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변화가 맥주 '홉'에 미치는 영향 분석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홉의 양질 변화..."맥주 가격 상승 요인 될 수도"
지난 2019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 연합뉴스.
지난 2019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맥주의 맛과 품질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맥주에 들어가는 핵심 성분인 홉의 양과 질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맥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일(현지 시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는 '기후에 따른 유럽 홉의 품질과 양의 감소로 인해 즉각적인 조치의 필요성(Climate-induced decline in the quality and quantity of European hops calls for immediate adaptation measures)'이라는 논문이 실렸다. 이번 논문에는 프라하 체코생명과학대학의 마틴 모즈니 교수와 영국 로담스테드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세계 3대 인기 음료인 맥주는 보리 등의 맥아를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그중 홉은 맥주의 핵심 성분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덩굴 식물이다. 맥주의 쌉싸름한 맛과 거품을 내는 역할을 한다.  

논문은 기후변화로 인해 더 덥고 건조해진 날씨에 홉을 생산하는 농부들이 적응하지 못할 경우 유럽 지역의 홉 재배 및 생산량은 2050년까지 최소 4%에서 최대 18%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맥주의 독특한 맛과 향을 주는 홉의 알파산 함량은 20~31%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가격이나 품질 측면에서 기후변화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홉의 품질은 떨어지는 반면 최근 몇 년 사이 고품질 홉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했다. 맥주의 쌉싸름한 맛이 돋보이는 수제 맥주 붐이 일어나면서다. 다만 연구진은 "지구 온도를 높이는 탄소 배출로 관련 양조장들이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1971~1994년'과 '1995~2018년'의 독일과 체코, 슬로베니아의 홉  연간 평균 생산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1995년 이후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평균적으로 헥타르당 0.13~0.27톤이 줄어들었다. 특히 슬로베니아 첼레 지역의 감소율이 19.4%로 가장 컸다. 

세계 홉 생산국 2위인 독일에서도 감소폭은 컸다. 독일의 슈펠트가 19.1%, 할러타우가 13.7%, 테트낭이 9.5%였다. 

다만 홉 생산량 등 맥주 품질의 변화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2050년까지 현재 정책과 유사한 배출 시나리오를 이용해 온난화가 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2050년까지 홉 생산량은 2018년까지의 평균에 비해 4.1~18.4% 감소한다는 예측이 나왔다. 주로 덥고 건조한 날씨로 가뭄이 심각해지는 지역의 생산량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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