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극심한 가뭄 겪어...기후위기에 엘니뇨까지 더해져
아마존강 수위, 매일 30cm씩 낮아져
화물선 통행 제한에 멸종위기종까지 집단폐사 발생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기후위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기후위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한때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던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기후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기후위기는 멸종위기종의 집단 죽음에 이어 지역 주민들의 생계 수단까지 빼앗고 있다. 인간이 생활하면서 배출하는 탄소가 결국 다시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가디언과 AP통신, 로이터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아마존강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수심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건조함에 엘니뇨 현상이 동반된 가뭄때문이다. 

최근 아마존에는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평년 이맘때 평균 수위가 우기보다 4.4m가량 떨어지지만, 올해는 7.4m의 큰 격차를 보였다. 강 수위는 하루 30cm씩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브라질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근처 테페 호수 지역 강우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바닥이 드러나면서 3시간 거리를 온종일을 들여 이동하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서둘러 강 수위를 높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아마존강의 지류인 마데이라강과 솔리모에스강 준설 작업에 돌입했다. 작업은 30~45일간 진행될 예정으로, 11월이나 돼야 지역사회가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준설작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가뭄으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계속될 전망이다.

낮은 수위탓에 화물선 통행이 제한됐다. 지난달 트럭 3대와 빈 조리용 가스통 2000개를 실은 화물선이 아마존 유역 리오네그로 강의 모레둑에 좌초되는 사고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고를 겪은 화물선 선장인 주니어 시저 다 살바는 "강의 수심이 빠르게 낮아져 배가 좌초됐다"며 "도움은 청했지만 이미 늦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해변과 바위가 (수심이 낮아지는 탓에)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브라질 당국은 강의 일부 경로를 폐쇄했다. 브라질 농업부는 "낮아진 강의 수위 때문에 인근지역에서 곡물을 운송하는 화물선들의 이동에 어려움이 발생했다"며 "농산물 운송 기업들이 사용하는 일부 경로의 경우 폐쇄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기업들 역시 화물선 하중을 줄이거나 운송을 중단하는 등 대응책을 내놨다. 카길과 번지, 아마지 등과 같은 곡물회사는 사고 예방을 위해 하중을 줄여 운송하고 있다. 

운송 및 물류 그룹인 A.P. 몰러-머스크의 경우 "아마조나스주의 62개 지방자치단체 중 60개 지역이 가뭄에 시달린다. 아마존 최대 도시인 마나우스 지역 내 항해가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아마존강 수심이 마나우스의 운송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 물류 전문 변호사는 "곡물 회사들은 강의 위기 상황으로 인해 화물 비용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운송 일부 중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강돌고래와 물고기 등의 집단 폐사로 아마존강의 운송에 의존하는 지역사회의 물품이 제한된 적이 있었다. 

지난달 브라질의 마미라우아 지속가능발전연구소(IDSM)에 따르면 최근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근처 테페 호수에서 강돌고래 100여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아마존 강돌고래는 길이 2~2.5m, 무게 85~185kg로, 강돌고래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아마존 강돌고래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 아마존을 포함해 강돌고래는 전 세계 단 6종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폭염과 가뭄 등 기후위기와 관련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IDSM 연구원인 아양 플레이스시망은 "지난달 28일 테페 호수 수온은 39도에 달했다"며 "온도가 매우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원 다니엘 트레지드고는 "지난 한 달 동안 테페는 마치 공상과학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같았다"며 "1마리의 죽음을 알게 되는 건 그저 슬픈 일에 불과했지만, 100여마리의 사체를 봐야만 했던 것은 비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세계자연기금(WWF) 연구원인 미라아나 파스쇼알리니 프리아스는 "아마존 강돌고래는 이전 수력발전소와 수은 공해 등 인간과 갈등을 겪으며 스트레스에 이미 노출된 상태였다"며 "기후변화라는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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