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수비상을 받은 오지환과 박찬호. /연합뉴스
KBO 수비상을 받은 오지환과 박찬호.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마침내 2023 프로야구 황금장갑의 주인공들이 가려진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KBO리그 최대의 축제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푸른 눈의 선동열’ 에릭 페디(30ㆍ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역대 최다 득표율 도전과 리그 최고 유격수 오지환(33ㆍLG 트윈스)과 박찬호(28ㆍKIA 타이거즈)의 치열한 골든글러브 쟁탈전이 눈길을 끈다.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81명이다. 포지션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0명만 영광을 누릴 수 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가 가장 많은 12명의 후보를 배출했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 예측이 가장 쉬운 포지션은 투수다. 올해 KBO리그를 평정한 페디의 수상이 확실시 된다. 그는 올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30경기에 등판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수확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209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프로야구 역대 4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또 역대 5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 시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일구는 진기록을 남겼다.

에릭 페디. /NC 제공
에릭 페디. /NC 제공

페디가 얼마나 많은 표를 쓸어 담으며 황금장갑을 품느냐에 이목이 쏠린다. 90% 이상의 득표율이 유력한 가운데 내친김에 최고 득표율까지 갈아치울지 주목된다. 1983년부터 시작된 골든글러브 투표(지명타자 부문은 1984년 신설)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는 2020년 포수 양의지(36ㆍ두산 베어스)다. 그는 그해 342표 중 340표를 획득해 득표율 99.4%로 2002년 마해영(당시 삼성 라이온즈)이 작성한 99.3%(272표 중 270표)를 18년 만에 경신한 바 있다.

이번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는 유격수 부문이다. LG 통합 우승 주역 오지환이 2년 연속 수상에 도전하고, KIA 내야의 핵 박찬호는 첫 수상을 노린다. 

유격수 부문 수상자는 투표권을 가진 미디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오갔다. 오지환과 박찬호가 올해 엇비슷한 성적을 내서다. 기록만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오지환은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64득점 16도루 출루율 0.371 장타율 0.396 OPS 0.767의 성적을 남겼다. 박찬호는 130경기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378 OPS 0.734를 올렸다. ‘클래식 스탯’에선 유격수 후보 중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하고, 가장 많은 안타(136개)와 도루를 기록한 박찬호가 앞서지만, 세부 지표는 오지환이 우위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ㆍ스탯티즈 기준) 역시 오지환이 3.63, 박찬호가 3.58이다.

수비 지표를 보면, 박찬호가 조금 앞선다. 박찬호는 130경기에서 1042.2이닝을 수비했고, 오지환은 126경기에서 1010.2이닝을 수비했다. 수비율(0.973-0.970)과 평균 대비 수비 승리기여도(1.017-0.748)도 박찬호가 우위를 보인다. 지난달 29일 KBO 시상식에서 만난 박찬호는 "조금 기대하고 있다. 무조건 받을 성적은 아니지만, 못 받을 성적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지환 형과 저 중에 선택하는 건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같은 것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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