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담대 잔액 70% 이상 증가…중저신용대출 17% 증가
고객 혜택 위해 주담대 금리인하…취급액 절반 이상 대환
인터넷은행권이 최근 불거진 '포용금융을 외면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만 몰두한다'는 우려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각 사 제공
인터넷은행권이 최근 불거진 '포용금융을 외면하고 주택담보대출에만 몰두한다'는 우려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인터넷은행권이 '포용금융을 외면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기본적으로 주담대·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의 절대적인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출범 이후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역대급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세에 대해선 대출 실행의 약 절반 수준이 대환이며 이는 저금리 정책에 따른 결과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인터넷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기존 시중은행에까지 전해져 이는 곧 고객 혜택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메기효과'가 분명하다는 게 인터넷은행의 이야기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2022년 대비 70% 이상 늘어난 반면, 같은기간 중저신용대출 잔액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잔액은 26조 6383억원으로 2022년(15조 5928억원)과 비교해 11조 455억원·70.8%가 증가했다. 증가액은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증가액인 13조 602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21조 3112억원으로 2022년보다 8조 158억원, 케이뱅크는 4조 9211억원으로 2조 297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406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저신용자대출 잔액 증가율은 주담대 증가율 대비 5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중저신용자대출 잔액은 총 9조 6064억 9100만원으로 2022년의 8조 2103억 7900만원 대비 1조 3961억 1200만원·17%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가 4조 2974억 1300만원으로 2022년보다 1조 560억 2100만원 증가했으며 토스뱅크는 3조 705억 8700만원으로 2022년보다 1791억 3000만원이 늘었다.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총액과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잔액은 2조 2384억 9100만원으로 2022년보다 1609억 6100만원이 증가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인터넷은행 3사가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을 등한시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담대 영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부채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가계부채가 위태로운 수준이고,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주담대가 주도하는 가계대출 증가는 여러모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보다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인터넷은행권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출범 목적에 맞게 매년 중저신용자대출 공급액과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주담대 금리 인하는 고객 혜택을 위한 것으로 이는 곧 포용금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저신용자대출과 주담대는 대출 규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가 적절한지 의문이다"면서 "우선, 정계에서 우려하는 중저신용자대출 확대는 인터넷은행 3사가 매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8.7%다. 2022년 같은 기간의 23.2%와 비교해 5.5%p가 증가했으며, 올해 내내 상승세(1분기 25.7%, 2분기 27.7%)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26.5%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2년 3분기(24.7%)보다 1.8%p가 증가했으며, 1분기(23.9%), 2분기(24%)에 이어 3분기까지 지난해 내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토스뱅크 3분기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34.46%로 지난 2021년 10월 출범 이후부터 단 한 분기도 놓치지 않고 제1금융권 은행 중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권은 주담대 잔액 증가에 대해 고금리에 힘들어하고 있는 고객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기존 시중은행의 고금리 고객이 금리가 낮은 인터넷은행 대출로 갈아탄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신규취급액 중 50% 이상이 대환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고, 특판을 통해 주담대 공급 규모를 늘렸다. 특히 대출금리는 4대 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취급된 대출 주담대 평균 금리를 보면, 케이뱅크가 4.34%로 가장 낮았고, 카카오뱅크가 4.44%로 뒤를 이었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은 △하나은행 4.51% △우리은행 4.55% △KB국민은행 4.58% △신한은행 4.59% 등으로 모두 4.5%대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배경에는 인터넷은행 금리가 낮기 때문에 고객이 몰린 것으로 주담대 취급액 절반 이상이 대환으로 이뤄졌다"며 "인터넷은행이 금리를 낮춤으로써 시중은행도 금리를 인하하게 됐고, 이는 곧 고객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메기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러한 긍정적인 부분을 간과하고 단순히 인터넷은행이 이익을 챙기기 위한 행보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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