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일부 불확실성 요인 있으나 업황 개선 기대감 있어”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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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관련주 역시 올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증권가에선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를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1.69%가 하락한 647.51로 마감했다. 이후 해당 지수는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며 22일에는 601.50까지 주저앉았다.

여기에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마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키움증권은 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4개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순이익을 1024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 분기 대비 81.1%, 2022년 동기 대비 57.6%가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전반적인 거래대금 및 신용잔고 감소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악화 및 순이자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금융(IB)부문의 경우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부문의 실적은 견조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 감소 및 대출 전환을 통한 수익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운용 부문에서는 국내외 투자자산평가손실 및 충당금 적립, 채권 관련 보수적 운용관리를 통한 금리 민감도 감소 등에 따라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개사가 지난해 4분기 약 1647억원의 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로는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 위탁매매수수료 감소 예상 △국내외 주식시장 및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가 평가로 인한 평가 손실 발생 추정 △일부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관련 충당금 설정과 CFD(차액결제거래) 및 영풍제지 등 관련 일회성 비용 및 충당금 이슈로 인한 수익 감소 예상 등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손실 리스크와 같은 일부 불확실성 요인은 있으나,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점을 비롯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철 연구원은 증권업종 투자의견 비중확대 유지의 이유로 “올해 증권업종 상승 모멘텀 중 첫 번째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업황 개선을 예상한다”며 “유가증권 거래대금증가를 통한 브로커리지 수혜,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ECM/DCM 부문 시장 활성화, 운용 부문에서의 채권관련손익 증가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4분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자산손실 및 대손비용 인식이 예상되고, 이러한 리스크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실적의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지난 연말 주요 증권사들의 경영진 교체에 따라 예상 대비 더 보수적인 규모의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비용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낸 상태에서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김재철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PF 관련 손실 리스크나 해외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인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부동산 PF는 최근 건설사 워크아웃 신청을 시작으로 올해 당국의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 손익에 미치는 충격은 지난해보단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해외투자자산(부동산펀드) 또한 올해 약 3조 5000억원 규모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손실 리스크 우려는 지속될 수 있으나 분기 반기 자산평가를 통해 실제 숫자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남아있는 투자손실우려는 대부분 올해 실적으로 반영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증권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한다”며 “비록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될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서 오는 시장금리 안정화는 자본시장 내 온기를 더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증권사들이 노력해 온 사업다각화 및 자본력 등을 바탕으로 자본시장 회복 시 실적개선이 가장 빠른 업종 중에 하나가 증권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3월까지는 투자 모멘텀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발 부동산 PF 우려는 진정됐지만 제2의 태영건설 출현에 대한 우려 및 해외대체투자 관련 비용인식은 여전히 증권업종 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이 대략 파악되는 3월까지 증권업종의 투자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증권업종 투자심리는 변동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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