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영업자 대출 잔액·연체율 상승세 이어져
한국은행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 규모 확대될 수 있어"
은행권, 자영업자 대상 1.6조원 규모 이자 캐시백 진행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역대급 부채를 떠안은 가운데 최근 한파까지 이어지며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역대급 부채를 떠안은 가운데 최근 한파까지 이어지며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자영업자가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역대급 부채를 떠안은 가운데 최근 한파까지 이어지며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된다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들을 위한 금융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잔액과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52조 6000억원으로 이전 분기 말(1043조 2000억원)에 비해 9조 4000억원이 증가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38만 9000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대출잔액은 16조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비중은 차주수 및 대출잔액 기준으로 각각 12.4%와 11.0%로 2022년 말(11.0%, 9.8%)과 비교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가계부채DB를 통해 추정한 2023년 3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1.24%로, 2022년 말(0.69%)과 비교해 0.55%p가 상승했다. 이는 2022년 2분기 말(0.51%) 이후 업황 부진 및 이자상환부담 증대 등으로 자영업자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체 자영업자대출 가운데 연체차주가 보유한 대출(현재 연체중인 대출과 정상 상환중인 대출의 합) 비중은 2.47%로, 2022년 말(1.35%) 대비 1.13%p가 늘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 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2분기 말(700조 6000억원)보다 6.2%가 증가한 수준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도 117만 8000명으로 2022년 대비 3.2%가 늘어나 역대 최대다. 

한국은행은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어 자영업자 대출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단기적으로 이자부담경감 방안을 마련하고,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중·장기적으론 정상차주의 자발적 대출상환 및 부채 구조 전환(단기일시상환→장기분할상환) 등을 추진해 자영업자대출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주요 시중은행은 자영업자 고통 분담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신속한 신용회복 지원을 통해 서민·소상공인의 일상적인 금융생활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과 손잡고 대규모 금융지원 방안을 가동했다. 

먼저 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납입이자 중 일부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는 2월부터 시작해 3월까지약 187만명에 총 1조 6000억원을 최대한 집행하고, 비은행권(신협·농협·새마을금고·수협·산림조합·저축은행·카드사·캐피탈사)은 약 40만명에 총 3000억원을 3월 말부터 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과 시장 경쟁 촉진을 통해 국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지난 5월 31일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대출 상품의 범위를 지난 8일부터 기존 신용대출에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까지 확대했거나,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출시된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의 경우, 개시 후 4일(1.9~12일) 만에 약 5700명(약 1조원)이 갈아타기 신청을 한 상태며, 전세대출은 오는 31일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주요 시중은행도 자영업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대인 3721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으로 상생금융을 실천한다.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은 약 32만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088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이외에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약 633억원 규모의 자율 프로그램을 수립, 지원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총 3067억원의 민생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3557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통해 자영업자를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고객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은행권 공통프로그램인 △이자캐시백 △에너지생활비 △통신비 △경영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우리은행 개인사업자 이자 캐시백에 1885억원을 지원하며, 소상공인 등 대출과 관련해 보증기관 출연을 530억원으로 확대한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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